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3-2 승리
삼성이 구자욱의 투런 홈런과 투수진의 깔끔한 계투를 앞세워 NC에 3-2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며 시범경기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전날 롯데와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서 벗어났던 삼성은 연이틀 승전보를 전하며 달라진 면모를 자랑했다. 시즌 개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경기력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기에 충분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선발 이승민의 3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효과적인 계투 작전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도 깜짝 선발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던 이승민이 또 한번의 완벽투로 시범경기 2승째를 따내며 박진만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호성, 이승현 등 기존의 제5선발 후보들이 삐끗하고 있는 사이 ‘소리없는 강자’가 등장한 셈이다. 이승민은 빠른 공의 스피드는 위력적이지 않지만 제구가 안정적인데다 경기 운영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노련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되는 재목으로 평가된다.
이승민의 뒤를 이어 김대우가 4회부터 3이닝을 책임졌다. 김대우는 2개의 피안타와 1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1실점했지만 무려 6개의 삼진을 뺏어내는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올 시즌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줄 수 있는 핵심요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김재윤, 임창민 등 믿음직한 마무리 요원들의 영입이 이른바 ‘메기 효과’를 일으켜 허약했던 삼성 불펜진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김대우가 지금과 같은 안정적 피칭을 이어간다면 중간계투는 물론 선발진의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도 맡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 중반 이후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 삼성 전력의 핵심인 막강 클로저 트리오를 차례대로 등판시켰다. 7회 오승환이 가장 먼저 출격했다. 맏형 오승환은 2피안타를 기록했지만 삼진 역시 두 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김재윤에게 넘겼고, 김재윤은 4명의 타자를 맞아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으며 철벽 불펜진의 위력을 보여줬다. 오승환과 김재윤 모두 시범경기 2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최종 마무리로 누가 낙점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은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다섯 명의 타자를 맞아 1피안타 1사사구를 내줬고 1실점을 허용했다. 투구수가 23개의 달하는 등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했고 공의 위력 또한 타자를 완벽히 압도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아직까지는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온 모습은 아니지만 노련한 베테랑인만큼 일주일 정도 남은 기간 동안 기량을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타선은 구자욱과 오재일이 이끌었다.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구자욱은 1회 우전안타로 출루한 이후 오재일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얻었고, 3회에는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3타수 2안타 2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시즌 개막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오재일은 2024년 시즌 개막을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했던 선수다. 오늘 경기에서도 1회 우전안타로 팀에게 귀중한 선취점을 안긴 데 이어 6회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시범경기 타율을 3할6푼8리까지 끌어 올렸다. 삼성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중인 오재일로서는 수비 쉬프트가 금지된 올 시즌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선에서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은 김지찬, 김현준, 김성윤 등 활발한 출루를 통해 팀의 득점력을 끌어올려야 할 1, 2번타자 후보들이 한결같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부동의 2루수였던 김지찬은 잇딴 송구 실책으로 내야 수비에 자신감을 잃은 상황이라 외야 수비 실험에 나서고 있고, 벌크업을 했다는 김현준은 그 후유증인지 아직까지 타격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야 포지션 정리와 타선 조정 등에서 삼성 벤치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