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백로가 바라보던 곳
논타부리의 작은 사원, 왓 꾸.
이곳은 여러 번 와본 곳이다.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조용히 자리 잡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사원.
그동안 이곳을 올 때마다 그저 평온한 강가의 사원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번에야 처음으로 이곳이 한 왕비의 마지막 이야기와 연결된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난타 왕비.
라마 5세의 왕비였던 그녀는 방파인 여름 별궁으로 향하던 짜오프라야 강에서 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와 함께.
그 당시의 급박한 상황과 더불어,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처럼 그 시대의 규율 때문에 아무도 왕비를 직접 구할 수 없었다는 말을 듣고 나니 이 강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물결은 평온했지만 어딘가 마음 한쪽이 묘하게 무거워졌다.
슬픔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오래된 시간에 대한 애도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강을 바라보며 걷다가 문득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강 한가운데, 위태롭게 서 있는 가느다란 나무 기둥. 그리고 그 위에 한 마리의 백로가 서 있었다.
마치 균형을 시험하듯 아슬아슬한 자리였지만, 백로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평온했다.
흔들림도, 긴장도 없이 그저 조용히 서 있었다.
그리고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파인. 왕궁이 있는 방향이다.
그 순간 이 백로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강의 시간도, 왕실의 이야기들도, 그리고 이 강 위에서 일어났던 슬픈 사건까지도.
모든 것을 이미 지나온 존재처럼.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봤다.
사람들은 역사를 책으로 배운다. 연도와 사건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장소는 다른 방식으로 기억한다.
강은 흘러가지만 이곳의 공기는 여전히 그 이야기를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