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니
돈의 의미가 달라졌다.
더 벌고 싶다기보다,
시간을 사고 싶어졌다.
요즘 내가 자주 하는 계산이 있다.
1500원으로 90분.
아들은 얼마 전부터
축구 레슨 시간을 늘렸다.
육성반에 들어갔다.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다.
다만 한마디는 꼭 했다.
“우린 재미로만 하자.”
혹시라도
꿈이 너무 빨리 무거워질까 봐.
유치원에서 일찍 하원하고,
간식을 먹고,
초등 대비 학습지도 조금.
학습지 보상으로
애니메이션 한 편.
그 사이
나는 잠깐 쉰다.
애니메이션이 끝날 즈음,
아들의 유치원복을 벗기고
축구복으로 갈아입힌다.
차 안에서는
괜히 말이 많아진다.
“감독님 말씀 잘 듣고.”
“자신감 있게.”
아들은 짧게 대답한다.
“응.”
축구장 도착.
“물은 여기.”
“장갑이랑 목토시는 주머니.”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지만
잠깐 확인한 뒤
나는 조용히 빠져나온다.
축구장 근처
저렴한 카페.
노트북을 켠다.
나도 하고 싶은 게 많다.
쓰고 싶은 글도 많고,
정리하지 못한 생각도 많다.
하지만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은
딱 1시간.
마흔은
꿈을 키우는 나이라기보다,
시간을 배분하는 나이다.
나는 오늘도
돈으로 시간을 산다.
다시
아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