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by 강미정

10여 년간 방송을 하면서, 메이크업을 하고, 조명을 받고 마이크를 달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 후 1년 간의 휴직 기간을 통해 들었던 내 안의 작은 목소리.

그리고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내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가 보기로 했다.


처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상담심리대학원이었다.

그동안 '아나운서'라는 페르소나로 살았던 나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나 말고

진짜 나,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더 위대한 나를 만나고 싶었다.


'내가 보는 나'와 '세상이 보는 나'에서 혼란을 느끼던 중, 배철현 교수님이 내가 다니는 대학원에 초청되어 오셨다. 그때 전하신 메시지는 내 혼란스러운 마음을 명쾌하게 꿰뚫었다. 그리고 그 혼란이 오히려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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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이야기가 듣고 싶어 나는 그의 책을 찾아보았다. <심연>, <수련>을 읽으며 나는 홀로 내면을 마주하는 연습을 했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했다. 저자의 말대로 '남을 부러워하는 무식한' 일을 그만두고, 내 안의 위대한 외침을 들으려 했다. 그리고 며칠 전 <심연>과 <수련>에 이어지는, 기다리던 세 번째 책 <정적>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를 유혹하는 외부의 소리에 복종할 것인가.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에 전율할 것인가."


표지에 있는 글을 읽는 순간부터 강한 전율이 일었다. 스스로에게 감동할 수 있다면, 자신의 소리에 전율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적 같은 삶이 있을까.


정적은 잠잠한 호수와도 같은 마음의 상태이며, 잡념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잠재우고, 고요하며 의연한 '나'로 성숙하는 시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말한다. 자기에 대한 경청.


"정적을 수행하는 사람은 자신을 유혹하는 외부의 소리를 거부하고,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사소한 생각에도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인다. 그는 듣기 위해 침묵을 유지한다."



나 역시 세상의 기준이나 인정보다, 참 나,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세상의 인정, 명예에 대한 욕심, 다른 사람처럼 되고 싶은 부러움을 그렇게 쉽게 내려놓지는 못한다. 글을 쓰면 글을 더 잘 쓰는 사람을 찾아 부러워하고, 책을 출간하면 책이 더 잘 팔리는 저자를 보며 더 큰 욕심을 갖게 된다. 그렇게 매일 흔들리는 나에게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악이란 자신에게 집중에 '더 나은 나'를 찾지 못하고,

자신이 아닌 타인이 만든 허울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어리석음이다."


남을 부러워하고, 더 위대한 나로 살지 못하는 것은 그저 미련한 것이 아니라

내가 창조된 목적을 거스르는 죄악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남의 SNS를 뒤적뒤적하며 부러워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아찔하다.


나답게 사는 것,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늘 고민하며 찾아 헤매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책 곳곳에 그만의 문장으로 나를 일깨워준다.

"자연스러움은 산과 같고 강과 같고 나무와 같고 꽃과 같고 새와 같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그것에 묵묵히 몰입하는 극도의 정교함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감동으로 다가오는 문장을 만날 때 나는 책의 한쪽 날개를 접어두는 습관이 있는데,

그의 책은 너무 많이 접어두어 책이 무척이나 두툼해졌다.

두툼해진 만큼 나를 나답게 만드는 삶의 지혜가 더 많아진 것 같아 든든하다.

손글씨로 직접 필사하고 싶은 문장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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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인 시리즈인 <심연>과 <수련>에 이은 <정적>을 읽으면서,

진정한 나를 마주하고 끌어내면서,

내 인생의 목적이 바뀌어간다.


"삶은 생계를 위한 노동이 아니라 내 중심의 소명에 부응하는 의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감동적인 것을 선별해 헌신하는 의연함이다.

나는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경청한 적이 있는가?"


나에게 감동하는 삶,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전율하는 삶.

소명에 부응하는 위대한 삶.

그 위대한 여정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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