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석씨와 명순이

by 강수화



남편의 친구 명석씨는 경제학 박사

책도 효율적으로 읽는다

"보내주신 책 이틀 만에 끝냈습니다"


내 친구 명순이는 농부

고추 따고 말리는 중간중간

책도 씨 뿌리고 열매 키우듯 읽는다

"수화야, 니 책 석 달 만에 다 읽었데이,

태어나 책 한 권 다 읽기는 니끼 첨이다.“


독자를 생각한다

나의 책이 철길이라면

한 사람은 급행열차 타고

한 사람은 완행열차를 타고 간다


비싸고 빠른 급행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철길을 버리고 여행의 기억마저 잊고


티켓은 싸고 시간이 걸려도

완행을 타면 같은 경치도 자세히 보인다

여행의 기억이 앙가슴에 차곡차곡,


돌아보면 나는 수 년에 걸쳐 이 철길을 놓았다


철거덩 철겅

명순이가 차창을 열고 손 흔든다

나를 향해 류마티스 그 굵은 뼈마디를

느릿느릿 흔들고 지나간다


열차는 기적소리 높여 울고

고추 모종 꾹꾹 눌러 심는

친구의 뒷모습이 보였다

오랫동안, 그리고 문득




★독자님, 작가님들께!

연재 하던 ≪재벌이 되기까지≫를 잠시 쉬겠습니다.

여러 스케줄이 겹겹이 쌓여, 후순위로 밀려나는군요.

조금 여유를 가진 뒤, 더욱 탄력 있는 매무새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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