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이 순서를 망친다.
저는 인터뷰를 볼 때 일부러 막다른 상황을 만듭니다.
자원은 없고, 시간은 없고, 기존 방법은 다 막혀있는 상황.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하겠냐고 묻습니다.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딱히 방법이 없네요"라며 포기하거나,
"그래도 이 방법으로 더 열심히 해보겠다"며 버티거나.
그런데 얼마 전, 완전히 다른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애초에 경영진이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한 거 아닐까요?
목표를 현실적으로 재조정하고, 단계를 나눠서 풀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 답변을 듣고 잠깐 멈췄습니다.
이 사람은 문제를 푼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문제임을 먼저 짚었습니다.
그게 진짜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걸, 그 순간 다시 확인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두 장면을 비교해 봅니다.
유비는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 찾아갔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
체면도 내려놓고, 조급함도 누르고, 단계를 밟았습니다.
결국 천하를 논할 수 있는 사람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유비가, 관우를 잃은 뒤에는 달라졌습니다.
슬픔과 분노가 앞섰고, 순서를 무시했습니다. 이릉대전.
촉나라는 그 전쟁 이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단계를 지킬 때와 무시할 때의 결과는, 이렇게나 다릅니다.
우리도 자주 같은 실수를 합니다.
저 사람 한 명 데려오면 다 해결될 것 같은데.
이것만 도입하면 바로 성과가 날 것 같은데.
그 기대가 틀린 건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빠진 기대는 조급함이 됩니다.
조급함은 판단을 흐리고, 단계를 건너뛰게 만듭니다.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에 맞는 단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수단은 목적에 맞아야 하고, 순서는 지켜져야 합니다.
남들보다 빠른 지름길은 없습니다.
제대로 된 순서를 밟는 것, 그게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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