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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Nov 16. 2015

#열혈 구독자의 편지

<강선생님의 브런치 글을 읽고... - 어느 취업 늦둥이의 감사의 글>


 안녕하세요 저는 29살 남자, 인문계 취준생의 신분을 가까스로 벗어난 청년입니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입니다.


 사실 취업난이 이렇게 가속화되기 전인 06년도에 대학을 입학하였고 법조인이 되면 멋있겠다는 막연한 꿈을 따라 법대를 진학하여 고시공부를 하며 4년 간 허송세월하듯 보내버렸더니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전 군대라는 숙제를 해결해놓지 않았기에 두려움만 안고 군대를 다녀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와 아무것도 없는 스펙, 몰상식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의 정보부족으로 인해 어영부영 재수강과 기본적인 영어 스펙 등만을 갖춰놓은 채 한 해를 보내고 스물아홉이 되었습니다.


 취업이 어렵다더니 정말 상반기에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회사들로부터 가차 없는 불합격 통지를 받아야 했습니다. 상처라기보다는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 이래서 다들 취업난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걸 느끼고 하반기에 정신없이 취업이라는 것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취업에 필요한 것은 자소서, 인적성, 면접. 이렇게 3가지로 나뉘는데 자소서와 면접에서 강선생님 글들을 읽으며 참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자소서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예를 들면 성장환경을 쓰라는 게 어려서부터 우리집은 어떠했다는 걸 쓰라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라.


 이 문구가 전 참 와 닿았었습니다. 질문의 문장 자체에 매몰되는 것은 순진한 것이 아니라, 직장인으로서는 무지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걸 강선생님 글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굉장히 공격적이라고 할 만큼 간결하게 쓰게 되더군요. 질문이 묻고자 하는 이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가령, 성장환경을 묻는다면 어떻게 컸다는 것을 나열하지 않고 아예 기업의 인재상과 맞는 에피소드를 이끌어내서 간결하게 쓰는 방식을 택하는 식이었습니다.


 질문은 성장환경이지만 저는 제 특징을 하나 찍어서 썼습니다. 이게 오히려 질문의 의도에 맞겠다는 생각이었죠. 눈길을 끌만한 간결한 제목과 두괄식 구조로 쓰는 이전 상반기와는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수많은 자소서를 읽을 인사담당자를 생각해서 간결하고 두괄식이되 대신 ‘궁금증을 자극하게 쓰라는’ 강선생님의 말들을 통해 받은 느낌적인 느낌을 살려 썼습니다. 이건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라 글로 적기 어렵네요.


 처음에는 하루 종일 써도 하나 정도도 쓰기 어렵던 게 점차 속도가 붙더군요.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2주 정도가 지나니까 하루 2개씩은 써졌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복사, 붙여넣기 하지 않고 정말 물 흐르듯이 썼습니다.


 기업조사와 질문의 의도를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뒤 강선생님 글들 추려놓은 것들을 읽어 그 느낌을 살려서 써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좀 놀랍게도 30개 정도를 썼는데 20여개의 회사들로부터 서류 합격을 이뤄냈고 일정이 겹치는 배부른 고민을 하며 인적성과 면접을 골라보고 원하던 기업 중에 한 곳에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면접은 원래 자신이 있었는데 면접에서조차 너무 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버리고 ‘갑’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하셨던 이야기가 참 주효했습니다. 연애할 때를 떠올려보아도 너무 만나고 싶던 사람보다는 아무 부담 없던 사람과 결국 이뤄졌던 제 경험을 생각해보니 무슨 이야기인줄 알게 되더군요. 거짓말처럼 면접들도 다 최종까지 무난하게(?) 가게 되어 다른 결과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입에게 바라는 것은 직무적인 능숙함이 아니라 결국 신입의 그 상큼한 느낌과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패기 넘치는 자세와 아이디어의 실마리라는 글이 참 용기를 주더군요. 모르는 질문이 나와도 ‘이걸 아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하는 마음으로 질문 자체를 제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최대한으로 대답하려고 했었고 예의는 있지만 여기에 목숨 건 게 아니라는 그 느낌을 유지하며 갔었습니다. 꽤 심한 압박면접들에도 신기하리만큼 술술 답이 나오더군요.


 아, 창의성이라는 게 완전 새로운 게 아니라 마음의 부담을 덜고 내 방식을 가미해서 해석하기만 해도 나오는구나 하는 신기한 경험을 몇 번 했었습니다.


 가장 아쉬운 건 이렇게 많이 붙을 줄 몰랐어서 인적성 공부를 충실히 못해 기회를 다 살리지 못한 거였습니다. 상반기에는 4개만 되었던 서류합격이었고, 그나마도 인적성은 보지 않는 수준의 회사들에만 겨우 붙었었거든요.


 영어 성적도 상당히 끌어올렸고 상반기에 원하는 직무의 인턴 생활도 했었지만 그러한 외형적인 이력 외에도 자소서를 꼼꼼히 본다고 알려진 몇몇 기업들에도(상반기 모조리 광탈 당했던 곳들이었습니다.) 모두 붙었던 걸 보면 자소서가 이전보다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직접 강선생님께 컨설팅을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 읽은 글들이 너무 많이 도움이 되엇습니다. 단순히 취업컨설팅 섹션의 글들 외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글들을 전 다 읽었거든요. 그게 단순히 면접 볼 때 도움된 것 외에 제 자신의 시야나 가치관에도 꽤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 종합적인 게 결국 멘탈 싸움이라는 취업시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게,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준 것 같네요.


 얼굴 한 번 뵙지 못했지만, 강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글의 힘이 정말 강하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강선생님^^


 그리고 여러분들도 강 선생님 글들 중 마음에 들거나 도움 될 것 같은 글들은 스크린샷 찍어서 핸드폰으로 보시면 은근히 멘탈적으로 도움 되실 겁니다. 전 스마트폰으로 주로 읽다보니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이동할 때마다 읽었거든요. 자투리 시간 활용에는 최고 같아요. 시간은 자투리였지만 효과는 어마무시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많은 20대 청춘, 특히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인문계 학생들. 힘내세요.

강선생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글들 잘 읽을게요.^^



나를 알기 전보다

나를 알고 난 후에

당신의 삶이 더 좋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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