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폰만 붙들고 있어

기다림의 연속

by Ten

그녀에게 문자메시지가 왔다.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쁘다.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1초나 지났는데 아직 답장이 없다.

폰을 붙들고 한참을 기다리니 답장이 왔다.


그 몇 분이 왜 이리 긴 걸까?

다시 답장이 없다.


샤워를 하는 도중에

혹시나 답장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폰을 켜두고 눈 앞에 보이게 한 뒤 샤워를 시작한다.


드디어 답장이 왔다.

짧은 단답형의 답장이다.


그래도 기분 좋다.


그녀의 답장을 기다리며

그간 그녀와 나눴던 문자 메시지들을

스크롤하며 다시 읽어봤다.


내가 까먹고 있는 건 없는지,

그녀의 이야기를 놓친 건 없는지 말이다.


그녀와 함께 나눈 이야기를 다시 보니

괜스레 기분이 좋고 설렌다.


그렇게 그녀가 좋아져 버린 후엔

항상 폰을 붙들고 다닌다.

언제 그녀의 답장이 올까 하고 말이다.


그녀와 함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에게 문자가 왔어.

딱 보니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싫진 않은데 좋지도 않아.

답장을 보내면 1초 만에 답장이 와서 놀라운데

계속 얘기하면 쉴 새 없이 이어질 것 같아서 귀찮아.


답장을 약간 늦게 해야 좋을 거 같은데..


뭐, 항상 집중해서

그에게 답장을 늦게 보내는 건 아니야.

나 그렇게 나쁜 애 아니거든?


그에게 메시지가 온걸 봤지만

친구랑 있다거나, TV를 볼 땐 답장을 보내지 않아.

친구와의 대화나 TV가 그보다 더 중요하니까 말야.

뭐, 그가 친구나 TV보다 더 좋아진다면

메시지 보내는 게 우선이 될 테지만 말야.


근데..

내가 메시지를 읽으면 읽었다고 그에게 보일 텐데

답장을 바로 안보내면 내가 씹는 것처럼 보이겠지?

그렇다고 1초 만에 답장 보내는 그에게

맞춰줄 생각은 없어.


아예 읽지 말고 있다가

나중에 한 번에 읽고 답장해야겠다.


그나저나 이 남자는 일이 없나?

어떻게 1초 만에 바로 답장이 오지?

그리고 뭘 이렇게 자꾸 물어봐 싸.. 귀찮게..

샤워하고 저녁 먹고, 자기 전에나 답장해야겠다.


에효~ 어디 멋진 남자 안 나타나나....?



관심의 표현이 너무 적극적이고 절박하면
이성적인 매력은 감소된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면

거부할 수 없는 마력으로 찌질이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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