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이해
나이를 먹는다는 것.
20대에는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어.
얼마 전, 잠시 인생을 뒤돌아보는데..
찌질함을 함께했던
10대 20대의 내 친구들이 생각났단 말이지..
[달라지기 시작하는 인생]
30대에 바라보니
술 먹고 똥싸지리던 친구는 5급 공무원이
장난기 많던 친구는 박사님이
또라이라 불리던 친구는 대기업 핵심부서 대리가
활동이 많지 하지 않던 친구는 미친 존재감의 치과의사로
또 다른 친구들은
계속되는 고시 실패로 잠적을
사업실패로 방황을
취업 실패로 무력감을
결혼했다가 이혼을
야근 후, 퇴근 길에 사고로 저 세상을
[이건 시작일뿐]
예전 팀의 팀장님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
"30대가 되니 주변이 너무나 달라져서 당황스러워요"
그랬더니 팀장님이 덤덤하게..
"40대가 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거고, 그 격차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계도 정리될 거야"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래
그래.
그런 현실을 마주하는 게 30대인가 봐
마냥 즐거웠던 10대 20대에서
계획과 다른, 의도치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나이 말야.
[의도치 않은 외부 환경의 변화]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
어떤 누나는
"30살이 되니깐 소개팅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
어떤 형은
"30살이 되니깐 20대 만날 기회가 없네"
연애뿐일까?
결혼의 압박으로 날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 달라지고
결혼한 친구들은 예전처럼 쉽사리 만나기 어려워 적적해지고
부모님이 퇴직하시면서 생계의 책임이 무거워지는 거 같아..
그렇게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거지. 의도치 않게 말야.
[안정된 삶의 추구]
그래서일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과 전문직을 꿈꿔.
어른들이 그래서 자식들에게 공무원이나 전문직 얘기를 했나 봐.
더 이상 도전과 모험은 두려운 거지.
왜냐고?
이제 결혼도 하고 싶고, 혹은 해야 할 것 같고
도전과 모험에 실패하면
회사 다닐 기회도 놓쳐버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도전과 모험은 20대에 해봤으니까
혹은 안해봤지만 30대에 하기엔 리스크가 크니깐
[그래도 말이지..]
그래, 솔직히 현실은 현실이지.
꿈만 가지고 살수는 없고,
현실이 정의롭게 돌아가지만은 않으니깐
너무 꿈만 가지고 살거나
불안하게 살 필요는 없겠지.
현실에서 사는 거 OK.
누구나 원피스의 루피처럼
바다로 뛰쳐나와 해적왕이 되는 건 아니니깐 말야.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해피엔딩이 보장되어 있는 건 아니니깐 말야.
그래도 말이지..
포기를 너무 심하게 하면
미련이 남을 것 같지 않아?
[작은 사치]
패션용어 중에 작은 사치라는 말이 있어.
사치라고 불리는 된장질이 아니라
나에 대한 작은 선물을 준다는 개념이야.
현실에서 살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작게 시도해 보는 여유.
그게 주말이 됐든, 저녁시간이 됐든 말이야.
물론 힘들겠지.
야근이 많을 수도 있고,
육아가 있을 수도 있고 말이지.
[이제 시작]
쉬운 게 어딧겠어.
어려워도 현실을 마주하는 나에게 작은 보상을 해주자고.
왜냐고?
본의 아니게 40대를 맞이 할 거고
본의 아니게 50대를 맞이 할 거니깐..
피할 수 없다면 포기하지 말고
현실과 잘 지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