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한 마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 국영수를 잘 해야 했다.
다른 반의 담임선생님들은
국어, 영어, 수학, 물리, 사회 담당이었지만
나의 담임 선생님은 체육 담당 이었다.
다분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나였기에
선생님의 전공 베이스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전교 1~3등을 왔다 갔다 하는 범생이었는데
아무래도 수능이 다가오다 보니
담임인 체육선생님이 신경 쓰이셨나 보다.
나를 부르더니 눈을 꿈뻑꿈뻑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혹시 뭐 필요한 거 없어?
선생님은 체육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국어, 영어, 수학 이런 거 잘 몰라.
그래서 선생님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네가 알아서 잘 하니깐 선생님은 널 믿어.
문제집이나 그런 거 필요하면 얘기해.
구해다 줄게.
누군가에게 믿음과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삶의 큰 원동력이다.
그 누군가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아내가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부모님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회사 동료도 마찬가지다.
나의 삶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에게
믿는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감이 생기곤 한다.
자발적인 책임감도 생긴다.
그리고 이런 기억은 상당히 오래간다.
특히 어렸을 적,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한 말 한마디가
머리 속에 각인되는 경우가 많다.
너를 믿는다.
누군가로부터 들어도 좋은 말이고,
누군가에게 해줘도 좋은 말이다.
누군가 그냥 한 말이
내 삶의 지표가 될 수가 있고,
내가 툭 던진 말이
누군가의 삶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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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기 전보다
나를 알고 난 후에
당신의 삶이 더 좋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