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넓은 당신에게

어쩌다 컬럼

by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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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성공이나 실패도 겪게 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일반적인' 행동과 선택이란 것을 학습하게 된다. '일반적인' 것이라는 걸 좀 더 이야기하면 통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선택일 것이고, 그것은 보편적으로 성공에 가까운, 다수에게 인정받는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일반적인 조언을 하게 된다.


잠깐 심리학 용어 하나를 설명하겠다. 귀인 이론이다.

예를 들면 차를 타고 가는데 옆 차가 급하게 내 앞으로 붕~ 하면서 치고 들어온다. 깜짝 놀란 나는 쌍욕을 한다. "아니, 저게 뭐하는 짓이야? 또라이도 아니고 미친놈이네" 이러면서 상대방의 기질적 요인을 탓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정을 알고 보니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정신없이 병원으로 가는 상황인 걸 알았을 땐 상대방을 비난하고 욕한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다시 차가 끼어들어 욕을 했던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것은 끼어들면 안 되는 것이고, 위험하게 속도를 올리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난 것을 봤으니 지적을 하거나 욕을 하게 된 것이다. 왜냐면 우린 교통법규라는 학습을 통해 '일반적인'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일반적인 행동이나 선택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왜냐면 우리 모두 개인적인 생각이나 고민, 상황을 모든 사람에게 다 털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에도 긴 팔만 입는 친구에게 반 팔 좀 입으라고, 보는 사람 덥다고 뭐라 하는 경우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엄마에게 책 좀 읽으라고 다그치는 경우

회식을 할 때마다 술을 먹지 않는 동료에게 술 좀 먹으라고 계속 권유하는 경우


예시가 적당할지 모르겠으나 이야기를 해보겠다.

여름에도 긴 팔만 입는 친구는 사실은 팔에 화상이 있었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긴 팔을 입는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 왜 긴 팔만 입냐고 물으면 그냥 긴 팔이 좋다고만 말하며 넘기곤 했다. 하지만 그런 맥락을 모르고 긴 팔을 입는 것을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과 선택에 의문이 생기고 조언을 해주거나 비난을 할지도 모른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엄마를 보고서는 저렇게 책을 읽지 않으니 지식이 부족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엄마는 노안이 와서 책을 보려고 해도 눈이 시리고 피곤해져서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읽고 싶어도 눈이 버텨주지 못하는 것이다. 엄마도 나이가 들고 몸이 퇴행하는 게 처음이기에 이런 걸 구구절절 자식에게 말하기 싫다. 약한 모습 보이기도 싫다. 그래서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고 어물쩡 말하고 넘기곤 했다. 그런 맥락을 모르는 자식은 책을 읽지 않는 엄마가 한심해 보일지도 모른다.


술을 먹지 않는 동료는 사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가정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술이라고 하면 치를 떨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회사 사람들에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술을 먹지 않는다고만 하는데 이런 맥락을 모르는 회사 사람은 회식 분위기마다 어울리지 않는 이 사람을 부정적으로 볼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일반적'이라고 간주하는 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보곤 한다. 이런 사례들은 굉장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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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떤 분의 이력서를 보다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0살이 돼서야 사이버대학에 입학한 것을 보게 되었는데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흘러갔다. "고등학교 때 무슨 문제가 있으셨나?? 늦게라도 학위는 따야겠어서 사이버대학에 입학하셨나 보군" 그러고 나서 면접을 보면서 몰랐던 내용을 듣게 되었다. 아버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외국으로 떠나게 되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게 되었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바로 돈을 벌어야 했었다고 말이다. 그렇게 10년을 돈을 벌다가 자기 성장을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사이버대학을 가게 되었다고 말이다. 여러 이야기를 해본 바 면접을 위해 지어낸 것이 아닌 진실로 자기성장에 노력을 많이 하는 분으로 느껴졌다.


물론 우리는 상대방의 모든 개인적인 스토리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가 '일반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에서 벗어났을 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이해하는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 알고 나서 미안한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과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몰라서 그러는 사람도 있겠지만,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쉽게 생각하자. 친한 친구에게 들었던 개인적인 비밀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그 이야기를 알기에 친구의 행동과 생각,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친구처럼 내가 만나는 사람들 모두 그들이 하는 행동과 선택에는 많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러니 일반적이지 않다고 훈계를 하거나 지적하려고 할 때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맥락을 알아도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데 맥락을 모른체 상대방을 평가하거나 조언하는 건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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