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다양한 생각
[책을 읽는 6가지 방법]에서 나는 포괄적 집중으로 책을 읽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 설득이라는 주제에 꽂혀서 설득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 보았다. 설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설득이란 게 그 매커니즘을 알게 되면 커뮤니케이션 전반으로 확장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설득이 상대방의 입장을 변화시키는 거라면 이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논리학, 기적의 3분 설득법, 순간 설득, 초전 설득, 설득의 힘, 카이로스, 최면 세일즈, FBI 행동 심리학 등의 설득 관련 책을 읽어보고 설득의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해 보았다.
설득이라는 주제로 검색하면 엄청난 책들이 나온다. 그만큼 설득의 방법이 많다는 말이다. 실제로 저자들이 설득의 대가일지 아닐지 궁금할 정도다. 단지 이론 뿐인 설득법이라면 책팔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몇가지로 구분 해보면 아래와 같이 나뉜다.
그럼 하나씩 살펴보자.
설득의 기준은 감성이냐 이성이냐, 내적 동기로 설득 되느냐 외적 동기로 설득 되느냐로 크게 나눌 수 있었다.
감성적 설득이라 한다면 느낌적인 느낌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끌리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고, 이성적 설득이란 조목조목 맞는 말로 납득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내적 동기는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이고, 외적 동기는 외부의 영향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시중에 나온 책들을 보면 감성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 그리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이 주로 나와 있다. 그리고 그 책들은 대부분 외적 동기인데 이는 타인에 의해 설득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내적 동기에 대한 책은 주로 코칭 관련 도서에 일부 스킬로 나와 있다.
이 4가지 축을 기준으로 설득법을 카테고리화 하면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수사학, 심리학, 논리학이다.
(초기)수사학은 아름다운 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들으면 '오~' 라고 감탄하거나 '멋있는 말이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그 말들을 뜯어보면 논리나 개연성은 없고 그저 마음을 울리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분히 감성적인 설득 방법이다.
심리학은 수사학에서 좀 더 발전하여 여러 가지 요소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착안됐다. 아름다운 말을 넘어 몸짓, 언어 구조, 환경, 말하는 타이밍, 관계성 등등의 요소가 들어가 있다.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설득 방법이다.
논리학은 다분히 이성적인 설득 방법으로 귀납법, 연역법, 가추법, 예증, 논증 등 논리적으로 맞는 말을 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납득하게 하는 방법이다. 수사학과는 완전 대척점에 선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3가지를 기준으로 설득의 세부 스킬들이 많다. 수 많은 설득 관련 책들은 이러한 스킬들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내적 동기를 유발하는 것으로는 질문과 신뢰라는 키워드가 있다. 설명하고 납득 시키는 일방향 방법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변화해야할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스킬이다. 아무래도 외적 동기보다는 굉장히 파워풀한 효과를 낼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실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순간 설득이라는 책이 내적 동기를 유발시키는 설득에 대한 책인데 거의 코칭 도서라고 볼 수 있다. 굉장히 좋은 방법이지만 대상자에게 질문을 하는데 다소 번거로운 편이다. 예를 들어 수강자들을 수업에 집중 시키고자 할 때, 1) 수업에 참여할 준비가 얼마나 됐다고 생각하나요? 0~10점 중에 선택해 보세요. 2) 왜 그보다 낮은 숫자를 선택하지 않았나요? 3)...4)..5)..6).. 이런 식이다. 물론 어거지로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주로 코칭 현장이나 기업 강의 현장에 특화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에 인간은 논리보다는 비논리적인 요소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 심리학적인 설득 방법이 가장 파워풀하지 않나 싶다. 물론 수사학, 논리학은 설득에 중요한 요소다. 보통 설득 관련 책들을 보면 한 가지 카테고리에만 집중한 경우가 많은데 수사학, 심리학, 논리학이 모두 통합되어야 안정적인 설득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세부 스킬을 보면 신뢰라는 키워드도 매우 중요하다. 신뢰나 타이밍이나 주로 설득 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사전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이후에 설득이 좀 미비해도 성공 확률을 꽤나 높여줄 수 있다. 타이밍에 대한 도서는 초전 설득이라는 도서에서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 신뢰는 라포 형성이라고도 하고, 대부분의 설득 책에서 다루고 있다. 다짜고짜 논리적인 설명을 하거나 요구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같은 편이다라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관계 형성을 하는 단계다.
몸짓도 굉장히 비논리적인 요소다. 바디랭기지에 따라 상대방이 나에게, 그리고 내가 말하는 말에 받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아무런 몸짓을 하지 않는 사람과 힘차게 손 짓으로 강조하는 사람은 다른 느낌을 준다.
언어는 수사학과 심리학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는 스킬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요소이기도 하고, 스킬 또한 굉장히 많다. 예스 셋, 더블 바인드, 은유, 마이 프렌드 존, 표상체계 대화, 최면적 암시, 싱글 슈트 등 셀 수도 없다. 이런 언어 스킬 관련된 책은 널리고 널렸다. 문제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여러 권을 책을 읽어보니, 강력한 설득 방법이 뭔지 딱 하나를 꼽을 수 없었다. 가장 큰 볼륨이 언어 스킬인데 너무나 많아서 정리하기도 어렵고, 정리한다해도 실생활에 적용하고 체화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다만 눈에 띄는 요소가 있었는데 질문과 타이밍이다. 설득이 잘 될 수 있도록 사전에 환경을 셋팅하고, 대화하면서 내적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질문을 한다면 효과적인 설득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몸짓이나 언어 스킬, 논리적인 사고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는 평생 꾸준히 연마하는 걸로 생각하고, 질문과 타이밍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언어 스킬의 경우, 굉장히 많다보니 억지로 적용하다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가능성도 굉장히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언어는 차근차근 천천히 연마하면서 실생활에 조금씩 적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체화가 될 것 같다.
# 설득이란 주제로 책을 여러 권 읽고 느낀 점은 인간은 의외로 논리적으로 선택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변화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설득하는 게 어려운 이유고, 그래서 설득이란 주제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