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다양한 생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범주 안에서 사람들을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가장 대중적인 구분은 공감하는 사람과 답을 주는 사람이다. 공감하는 사람은 잘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토닥여주는 사람이다. 딱히 솔루션이나 주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답을 주는 사람은 솔루션을 주고, 정보를 주고,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다. 딱히 공감을 해주거나 위로를 해주진 않는다. 보통 이 차이를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말하곤 하는데, 남녀 차이라기 보다는 사람차이라고 말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오늘 말하고 싶은 건 답을 주는 사람이 얻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편의상 답을 주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이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뭔가를 계속 주는 사람이다. 그게 답 일수도 있고, 솔루션, 정보, 충고일 수도 있다. 뭔가를 주려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애정결핍의 반응일 수도 있고, 자기처럼 행동하라는 꼰대 기질일 수도 있고, 인정욕구의 일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받는 사람에게는 그저 나에게 뭔가 푸쉬하는 사람일 뿐이다.
잠깐 다른 얘기를 먼저 하겠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세상 모든 정보가 오픈됐고, 전 세계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또 100% 모든 정보가 오픈 됐다고는 하기 어렵고, 모든 정보가 있다고 해도 어떤 정보가 진짜인지, 최신인지, 양질의 정보인지 확인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보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고, 골라내는 작업은 없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모든 사람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더 잘 해주고, 뭔가를 주고 싶고, 계속 말하게 된다. 잘 들어주는 사람과 대화하면 마음이 편해지니 말이다. 심리상담의 기본이 경청과 공감이라는 걸 알면 이해가 빠를거다.
그럼 정리해 보자. 잘 듣지 않고, 잘 주는 사람의 경우, 남에게서 무언가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주는 사람은 계속 주기만 하고, 받기는 어려워진다. 쉽게 말하면, 나에게 정보를 계속 주는 사람에게 반대로 내가 그 사람에게 정보를 주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거다. '가만히 있어도 정보를 주는데 내가 정보를 줄 이유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고, 착하게 마음을 먹는다 해도 '나보다 정보가 더 많을 거 같은데 내가 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잘 받아줄수록 더 많은 기회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말이 당연하거나 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들은 정보, 누군가로 인해 얻은 기회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큰 부를 갖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안다면 이 말을 그냥 저냥 흘려 들을 순 없을 거다. 진짜다. 스스로 생각해보자. 자기 얘기만 하거나 계속 조언과 충고만 하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줄 마음이 생기는지 말이다.
그러니깐 일단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잘 받아주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굿 리스너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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