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어쩜 저렇게 쉽게 넣을 수 있지? 역시 메시야.”
S가 텔레비전을 보며 말했다. 텔레비전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베티스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리오넬 메시가 멋진 로빙슛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메시꺼운 소리하고 있네. 호날두에 비하면 암 것도 아니지.”
B가 한쪽 입 언저리를 들어 올리며 맥주를 들이켰다. S가 어이없어하며 입을 헤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참…… 드리블 능력으로 보나 골 결정력으로 보나 메시 따라갈 사람 없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B가 북어를 양념장에 찍어 먹으며 쩝쩝 소리를 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야. 팀워크가 중요하지. 아무리 발재간이 좋아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되지를 않아. 동료들이 메시만 보였다 하면 그곳으로 공을 건네주니 메시가 골 넣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지.”
“그거야 당연하지. 골 잘 넣는 스트라이커에게 공을 건네주는 건 당연한 거야. 그건 호날두도 마찬가지잖아.”
S는 다시금 어이없어하며 맥주를 마시고 땅콩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B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남은 맥주를 비우고, 마담을 향해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맥주 두 병 더 달라는 의미였다.
“마찬가지긴 뭐가 마찬가지야. 메시는 주구장창 한 팀에서만 뛰고 있잖아. 호날두는 맨유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유벤투스로 옮겨와서도 변함없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잖아. 그게 같아?”
마담이 맥주 두 병을 탁자에 올려놓고 갔다. S는 병따개로 뚜껑을 연 다음 병을 들어올렸다. B가 잔을 들어 술을 받은 다음 병을 넘겨받고는 S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그러곤 말을 이었다.
“진짜 잘 한다는 건 한 곳에서만이 아니라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잘 해야 입증이 되는 거야. 삼성에서는 성과를 내던 사람이 애플이나 구글에 가서는 죽을 쑨다고 해봐, 그런 사람을 제대로 된 실력자라고 할 수 있겠어?”
하아, 하고 S는 헛웃음을 흘린 다음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내 참…… 그럼 메시가 다른 팀에 가면 지금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말이야?”
“그거야 모르지. 옮겨 가 봐야 알지. 근데…… 아마 못 낼 거야. 월드컵에서 항상 죽 쑤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그건 호날두도 마찬가지 아냐?”
“뭐가? 월드컵에서?” B가 쯧쯧, 혀를 찼다. “마찬가지긴 뭐가 마찬가지야. 포르투갈하고 아르헨티나하고 같아? 아르헨티나엔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잖아. 포르투갈에선 호날두가 특출난 거고. 그러니까 호날두는 웬만큼 받쳐주는 선수만 있으면 여기 가든 저기 가든 잘 한다는 거지.”
“호날두를 사랑하나?” S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의 그런 것 같은데.”
“왜, 질투 나?” B가 농을 받아치며 술잔을 들어올렸다. S가 술잔을 부딪쳤다.
그때 마담이 마주앉은 B와 S와 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와서 앉았다. 얘기를 나누던 손님들이 나가자, 그 자리를 치우고 나서 이동해 온 것이었다.
“오늘은 또 무슨 얘기를 나누고 계실까?”
마담이 B와 S를 번갈아 쳐다보며 싱글거렸다.
“마침 잘 오셨네. 메시하고 호날두 중에 누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
S가 물었다.
“난 축구 잘 몰라. ……잘생긴 걸로야 호날두지. 키도 크고, 근육도 멋있고.”
그렇게 말하며 마담이 다시금 싱글거렸다.
“어이구, 그 나이 돼서도 외모로 사람 평가하나?”
B가 비죽거리듯 말했다. B와 S는 40대 중반, 마담은 40대 후반이다.
“돈도 겁나게 벌잖아.”
“1년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1주일에 몇 억씩 벌지.”
S가 말하며 땅콩을 집어먹었다.
“호날두랑 하룻밤만 자 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B가 혓바닥을 살짝 내밀며 마담을 쳐다보았다.
“진심이야?”
“그럼, 진심이지.” 마담이 헤실헤실 웃으며 장난스레 고개를 양옆으로 까닥거렸다.
“여자들도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
S가 난생 처음 알게 되었다는 듯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럼 여자라고 뭐 다를 줄 알았어? 그러면 뭐해, 호날두 같은 남자가 날 쳐다나 보겠어?”
“쳐다는 보겠지.”
B가 가볍게 눙치며 술잔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