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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룸 Mar 03. 2022

주식과 연애

1. 무엇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식 시장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여겨질 때 진입하면 돈을 벌기가 쉽다. 2020년 1월에 2,200까지 갔던 코스피 지수가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2020년 3월에 1,400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이후로 몇 번의 조정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우상향하더니 2021년 1월에는 3,200을 넘어섰다. 2020년 3월이나 4월에 매수한 후 1년 정도 보유하다가 매도했을 경우에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뜬히 거둘 수 있었다. 

  반대로, 시장 전반의 상황이 좋다고 여겨질 때 진입하면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2021년 6월에 3,300까지 올라섰던 코스피 지수가 2022년 9월에는 2,130까지 내려앉았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상승한 종목도 있지만 대다수의 종목들은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했다. 2021년 여름에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 대부분이 2022년 10월 현재까지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그러니까 주식에서의 타이밍은 시장 전반의 분위기와 거꾸로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생긴 이유이다. 개별 종목의 경우로 말하자면 PER(주가수익비율.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낸다)이 낮을 때 매수하고 PER이 높을 때 매도하여야 한다. 물론 성장성이 좋거나 안정적인 기업이라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성장성이 떨어지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종목을 단지 PE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게 되면 답답한 흐름을 오래도록 지켜보아야 할 공산이 크다. 


  연애에서의 타이밍이라면 상대방과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라고 볼 수 있으리라. 내가 상대방을 원하고 상대방도 나를 원하는 것을 느끼게 될 때 연애는 성립된다. 

  내가 상대방을 원하는데 상대방은 나에게 그저 그런 느낌이라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을 마음에 새기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대방의 성격이나 취향에 맞추어 노력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리라. 사회적 위치나 지적인 수준 같은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서 상대방이 나에게 아예 관심이 없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원하는데 내가 상대방에게 그저 그런 느낌이라면, 부담 없이 지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만나면 된다. 그러다가 상대방에게 관심이 생길 수도 있다. 첫눈에 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지켜볼수록 점점 끌리게 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니. 상대방이 나를 원하는데 내가 아예 관심이 없다면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면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만남이 이어질 것이고, 원하지 않으면서 다른 목적을 위해서 좋아하는 척을 한다면 죄를 짓는 짓이다.


2.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신의 소중한 재산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할 기업이 믿을만한지 성장성은 좋은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면밀히 살피고 나서 매수했다 하더라도 언제 어떤 변수에 의해 주가가 출렁일지 모른다. 배임이나 횡령 따위의 내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전쟁 같은 외적인 문제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매도한다면 돈을 벌기는커녕 재산이 녹아날 것이다. 벌어진 사건이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고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변함없다면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되었거나 더 이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마땅하다. 한편, 기업의 가치와 무관하게 폭등할 때는 오히려 냉철해져야 한다. 수급적인 요인이나 세력의 움직임에 따라 과도하게 오른 주가는 언제든지 고꾸라질 수 있다.


  내 뜻대로 연애가 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독재자나 다를 바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에 똑같이 생긴 사람도 없고 성격이나 취향도 천차만별인고로 두 사람이 만나 사귀게 되면 다름을 인식하게 되고 부딪침이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에게 없는 그 다름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때로는 신비롭게 바라보며 감탄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반면에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고 나의 방식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게 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돋아날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달라서 힘겨운 만남이 이어진다면 헤어지는 게 낫다, 되도록 빨리. 자꾸만 다툼이 발생하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때문에, 육욕 때문에 만남을 이어간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가시가 더 크고 날카롭게 돋아나리라. 그럴 땐 차라리 혼자된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낫다. 


3.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교훈을 얻을 줄 알아야 한다


  주식의 세계는 복잡계이다.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 사회, 문화 등 인간 세상의 모든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재무제표가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오래도록 지지부진한 경우도 많다. 이론대로만 움직이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경우에나 통용되는 이론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주가가 움직이는지를 터득해 나가야 한다. 한두 번의 경험으로 ‘성급한 일반화’를 하면 곤란하다. 섣불리 예측하고 나서 욕심을 앞세워 진입한다면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릴 공산이 크다.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설정한 상태로 신중하게 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은 키워나가고 단점은 줄여나가면서 자신만의 원칙을 정립하고 원칙대로 실행해야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원칙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수정을 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연애에서도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역시 장점은 키워나가고 단점은 줄여나가야 한다. 특히나 단점을 줄여나가느냐 아니냐가 연애의 성패를 좌우한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인지했으면서도 그 단점을 계속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당연히 다툼이 많아지고, 결국 파탄에 이르게 된다. 그런 채로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 되면 이전의 연인과 겪었던 과정이 비슷하게 반복될 확률이 높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실패를 되풀이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단점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했더라도 큰 잘못이 아니라고 여길 경우에는 문제를 온통 상대방에게로 돌려세운다. ‘왜 나는 꼭 그런 년(놈)만 만나는지 몰라.’ 상대방을 향해 욕하는 소리지만 실상은 스스로를 향한 욕이다. 내가 그런 년(놈)이기 때문에 비슷한 부류를 만났던 것이고 온전한 관계 또한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런 년(놈)이 아니라 괜찮은 사람을 만나 온전한 관계를 유지할 확률이 높아지리라. 


* 위 글을 쓴 S는 주식투자에 입문한 지 3년도 되지 않았고, 10년 넘게 연애를 못하고 홀로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처지의 사람인데 마치 주식과 연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처럼 썼으므로 내용을 받아들임에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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