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원색의 계절
부드러움보다는 강렬함이 지배하는 계절
어설픈 생각일랑 떨쳐버리고
머뭇대는 표정 같은 건 짓지 말라며
짙은 초록의 숲에서
백일홍이 새빨갛게 충동질하고
사랑할 거면 화끈하게 달아오르고
꿈을 향해서라면 치열하게 부딪치라며
가열한 열기 속에서
해바라기가 샛노랗게 도발하는 계절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태풍이 몰아쳐 와 위협을 가하고
벼락이 내리쳐 억지로라도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들지
그러나 회색빛 건물 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노라면
여름이 건네는 말이 들려오지 않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