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두려움의 문

빛과 어둠의 순례

by 아르칸테

4장. 두려움의 문


그의 몸은 바닥에 내던져졌다.
눈앞은 짙은 안개로 가득했으나, 그 안개는 단순한 자연의 것이 아니었다.
안개 속에서는 흐릿한 형체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그것들은 점점 명확해지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는 숨을 삼켰다.
이제 막 시작된 이곳은,

그가 살아오면서 가장 깊이 감추어 두었던 공포를 끝까지 드러내는 자리였다.
죄가 고통으로 그를 찔렀다면, 이제 두려움은 그의 영혼 자체를 갉아먹을 차례였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안개는 차갑게 목을 조였고,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발밑에서 무언가 부서졌다.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뼛조각이었다.
희미한 빛 속에서 드러난 바닥은 끝없는 두개골과 해골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의 걸음마다 뼈들이 부서지며, 비명 같은 마찰음을 내뿜었다.

안개 속에서 첫 번째 형체가 다가왔다.
그것은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죽음의 얼굴이었다.
썩은 살이 떨어져 내린 자신의 시체가, 천천히 웃고 있었다.
빈 눈구멍 속에서는 검은 벌레들이 기어 나왔다.
그 시체가 입을 열자,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는 살아 있을 때 죽음을 피하려 했지.
그러나 결국 이 모습으로 끝난다.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못한 채, 흙 속에 썩어 들어가게 된다.”

그는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두 번째 형체가 그를 가로막았다.
버림받음의 공포였다.
안개가 갈라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모두가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돌을 들었다.
그들의 눈은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그는 애타게 외쳤다.

“나는 너희를 원망한 적 없었다! 나도 사랑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으며 등을 돌렸다.
발자국 소리만 남기고, 그를 완전히 버렸다.
그는 허공을 붙잡으며 무릎 꿇었다.
외로움은 칼날보다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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