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이었다.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 편하게 있고 싶은데, 재미있고 싶은데.. 하면서 그걸 채워줄 꺼리들을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지냈다.
이번 주 주말에 나는 화도 내고 짜증도 내었지만 예전보다는 덜 했다.
핑계이긴 하지만 나에게 나타났었던 이런 정신적인 외상은, 그동안 주말이 힘들다고 습관적으로 과하게 선언하면서 생긴 징후 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런 게 조금 남아았긴 했다. 이번 주말 까지는.
그래도 점차 편해져서 온전히 조용한 시공간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다.
다시 궤도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 내 궤도가 뭐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으니, 하나하나 보이는 대로 짚어나가기로 했다. 난 어떻게 살았더라? 무심코 엄마 집에 있는 책장에서 옛날에 읽었던 책 하나를 가져왔다.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다. 이 책의 제목은, 그리고 내용은 지금의 내가 지내고 있는 시간들을 가리키고 있다. 혹은 내가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가면 살아보고 싶은 그런 삶이 묘사되어 있다.
대학교 때 읽었었는데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약 10년 전 대학을 다닐 때 이 책을 나에게 준 친구 생각을 요즘 종종했었는데, 또 이 책 때문에 생각이 났다.
그 애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런 과거에 남겨진 걸 다시 꺼내본 것과는 다르게, 오늘의 만화도 하나 읽고-시작해보기로 했다. 왠지 나와 비슷한 생각들 혹은 누군가의 생각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요새의 날들을 돌이켜보니 이렇게 나의 오늘이 좋다고 대놓고 되뇔 정도로 좋게 지냈다.
하지만 내가 더 바라는 것은, 이런 이야기를 안 해도 상관없는, 이런 구겨짐 없이 하얀 마음이 나의 일상에 쭈욱 스미는 것이다. 그 하얗고 아름다운 게 내 안에 가득 있다면 정말 좋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생각한 나의 행복의 모습은 정말 이랬었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