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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Apr 15. 2017

ㅇㅇ섬으로의 여행

여행 없이 살 수 있겠는가? 어떻게든 여행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기분이 좋은 하루다. 여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는 거, 노는 일, 노는 시간, 일, 공부, 쉼, 생각.. 일생을 살면서 평생을 안고 지내야 하는 것들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밥을 먹은 뒤 다시 회사로 가서 일을 하고, 11시 반에 컴퓨터를 닫았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벽까지 동료와 긴 이야기를 나누고 아침이 되었을 때 옷을 하나 벗고 회사에서 나왔다. 동료와 공항에서 이별했고 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왔다. 일을 하다가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노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수 있다니, 그리고 이 순간이 바로 이렇게 날씨 좋은 오늘에 오다니.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단어가 있다. 'seamless'라는 단어다. 2개 이상으로 분리되어 있거나 떨어져 있는 온라인상의 수단이나 도구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 인간에게 편의를 줄 때의 탁월성을 설명하는 단어다. 자연스럽게 일하다가 고민을 하고 문득 떠돌다가 노는 곳에 도착한, 지금의 시간들을 더 탁월하게 설명하는 단어인 것 같다.


1. 틈새 없는

2. 끊김 없이

3. 매끄러운

4. 쉽게

5. 원활한


추억이라는 것은 때로는 여행을 추동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시간과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돼먹음으로써 다시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몇 번이고 왔던 곳을 다시 오게 되었다. 덕분에 어떤 공간과 시간을 더욱 자세히, 한번 더, 깊이 들어가 보게 되었다. 커피를 마시러, 맥주를 마시러, 담배를 피우러, 수영을 하러, 낮잠을 자러, 산책을 하러, 휘파람을 불러왔던 곳이다. 다시 와보니 바다와 하늘은 여전히 예쁘다.


바다가 보이는 이곳은 무언가 새롭다. 바다를 정면으로 향한 이 호텔은 무척이나 낡았고 방음은 잘 되지 않는다. 허름하고 외로우며 조용한 이 곳은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추억이 많은 곳에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어떤 그림을 닮아서이다. 


어제는 예전에 살던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지나가는 아이들이 하는 말 '별이 많이 보인다'는 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살던 시절에는 못보았던 별들을 보았다. 여기서는 펑펑 대는 소리에 하늘을 보게 되었다. 폭죽이 터지고 있다. 


호텔에 들어왔을 때 익숙한 KCTV를 틀어서 영화를 하나 보았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다.

동무와 놀고 싶어 졌다.

그럴 수 없을 땐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왜 친구가 때리는데도 같이 노니?"

"그럼 언제 놀아? 친구가 때리고 나도 때리면 언제 노는데... 난 그냥 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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