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안녕하세요"

by 해달

아침에 "안녕하세요"

아주 흔한 말이다.

그렇지만 매일을 새롭게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기도 하다. 당신이 '안녕한지'를 서로 궁금해하고 확인하는 일을 인사라는 친애의 표현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좋다. 당신이라 함은 아침 그 순간 내 앞에 있는 많은 것들을 지칭한다. 사람이기도 하고 지난 어제가 남긴 흔적들이기도 하다.


아침의 햇빛이 창문을 통과해 실내로 번져 들어오는 것을 보며 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 인사를 건네는 것이기도 하다. 기어코 빛으로 현현하여 뚫고 들어온 아침이라는 시간에 인사를 한다. 아직 설익었지만 내 앞으로 바로 닥쳐오는 운동감 넘치는 그 햇빛은 오늘 새롭게 다가온, 무슨 일이 나에게 어떻게 일어날지 모를 그런 날의 맨얼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침을 실내등이 켜진 곳에서 가짜로 맞이하기 때문에, 진짜 제 얼굴을 볼 수 있는 아침은 정말 소중하다.

그동안 아침을 제대로 볼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리고 그동안은 밤이 더욱 사람과 사물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건 시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시간을 내어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진심과 집중의 시간이 밤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아침에게도, 그 아침을 맞이한 순간들 안의 무엇에게도 "안녕"한 지를 자주 물을 수가 없었다.


아침은 내일도 오고, 그다음 날도 오기는 한다.

매일매일 어김없이 오기는 해서, 빈도의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야말로 희소하지도 않고 흔하다.

그렇지만 아침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날들은 바로 그 아침이 보여준 맨얼굴의 부끄러움과 소박함 때문에 주변 누군가의 졸린 얼굴도, 아직 덜 깨어있는 도시의 정적도 모두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내어 보아달라고 말하는 것 같다.


수줍음이 정말 많은 나는, 나보다 더 수줍은 사람을 보면 그 얼굴을 좋아해서 도리어 더 용기를 내어 알고 싶게 하는 그런 욕망이 생긴다. 그런 욕망으로부터 시작되는 하루는 그 시간 이후로부터 만나는 많은 것들을 더욱 깊숙이 살펴보게 하는 힘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그래서 "안녕하세요"를 했는데 누군가는 받아주지를 않았다. 아마도 듣지 못한 것 같다.

내일 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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