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 트레바리에서 <나, 브랜드>라는 모임을 202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모임의 목적은 단순하다. 유효기간이 있는 회사 명함 전세살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움이 되는 다양한 책을 읽고 있으며, 연말이면 빠지지 않고 선택하는 것이 바로 트렌드 관련 책이다.
<트렌드 코리아>를 필두로, 다양한 트렌드 책들이 연말마다 서점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이번에 내가 고른 책은 <2024/2025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멤버들에게 아래와 같이 설명했는데,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다소나마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공유한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4673
브랜딩에 있어서 주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나'와 '너'입니다. 여기서 '나'는 개인일 수도 있고 브랜드일 수도 있으며, '너'는 '나'가 메시지를 전하는 대상, 가장 크게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것과 동시에 '너'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 '너'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바로 트렌드입니다. 트렌드의 지속 기간에 따라 1년 미만의 유행은 '패드(fad)', 5년 정도 지속되는 것은 '트렌드',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은 '메가트렌드'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트렌드'라는 개념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트렌드는 대다수가 A라는 지점에 있을 때, 소수가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하고, 나머지가 그 뒤를 따르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모두가 이미 알고 있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트렌드, 즉 모두가 B로 옮겨간 트렌드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트렌드라는 뜻입니다. 사실 트렌드라고 부르기도 애매하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트렌드 서적인 <트렌드 코리아>는 영향력 면에서 큰 책이어서 읽어볼만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미 대다수가 알고 있는 트렌드를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이 말은 책에 나온 내용을 기반으로는 초기 트렌드 진입이 어렵다는 뜻이죠.
그래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가 모르고 있지만, 곧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트렌드 측면에서 여전히 우리와 다른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영원히 같아질 수 없는 다름이 아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같아질 수 있는 다름이라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너무 깊이 있는 책을 고르면 일본 문화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이해가 어려울 수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2024/2025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 최신 트렌드를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어, 쉽게 접근하면서도 충분히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진: Unsplash의Logan V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