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I 문익점

AI로 지능 가격이 0이 될 때, 자본주의는 어떻게?

by 캡선생

Peter H. Diamandis "Cathie Wood: “AI and Bitcoin Are Moving Faster Than We Expected”

위 콘텐츠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콘텐츠


피터 디아만디스와 캐시 우드가 함께한 이 대담은, AI가 경제 성장의 속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AI는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경제 시스템 레벨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 대담의 핵심 키워드는 ‘특이점’이다. 기술의 발전이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경제의 함수 자체를 바꾸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3% 성장의 한계를 넘는 AI 경제

캐시 우드는 향후 글로벌 실질 GDP 성장률이 연 7%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지난 100년 넘게 유지되어 온 평균 3% 성장률을 전제로 한 기존 경제 전망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그녀는 역사적 비교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산업혁명 이전, 인류의 경제 성장률은 연 0.6%에 불과했다. 철도, 전기, 전화, 내연기관이 등장하며 비로소 3% 성장 구간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지금, AI를 중심으로 한 다섯 개의 혁신 플랫폼—인공지능, 로보틱스, 에너지 저장, 블록체인, 다중오믹스(유전체·단백질·대사체 등 생명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기술)—이 동시에 융합되며 또 한 번의 구조적 도약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AI는 모든 산업의 비용 구조를 동시에 무너뜨린다. 생산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비용은 급격히 하락한다. 캐시 우드는 이 흐름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구조적으로 억제하며, 장기적으로는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언급한다.


‘인지의 상품화’와 추론 비용의 붕괴


이 대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개념 중 하나는 ‘인지의 상품화’다. AI의 발전은 단순히 계산 속도가 빨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사고, 판단, 추론이라는 고비용 영역이 빠르게 저비용화되고 있다는 데 본질이 있다.


특히 추론 비용(Inference Cost)의 하락이 결정적이다. 패널들은 AI의 추론 비용이 매년 90% 이상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지능이 더 이상 희소한 자원이 아니라, 거의 무한히 공급 가능한 인프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 경제적 가치도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들은 ‘제번스의 역설’을 들어 반박한다. 비용이 낮아질수록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AI 에이전트가 수많은 의사결정과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추론 수요는 오히려 무한에 가깝게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시장 규모와 부가가치는 축소가 아니라 팽창으로 이어진다.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AI 인프라

AI는 디지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대담에서는 우주와 이동수단이라는 물리적 영역까지 AI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주 데이터 센터는 그 상징적인 사례다.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궤도 상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인 논의 대상이 되었다. 우주에서는 태양광 효율이 지상보다 훨씬 높고, 냉각 비용 역시 대폭 절감된다. 이는 AI 연산의 가장 큰 병목이던 전력과 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다뤄진다.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데이터 센터이자 추론 엔진, 에너지 저장 장치가 된다. 특히 테슬라의 수직 계열화 전략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 에너지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으며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비용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오픈소스, 그리고 미·중 AI 경쟁의 양상

AI 패권 경쟁에 대한 시각도 흥미롭다. 미국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오픈소스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중국은 제한된 환경 속에서 오픈소스 모델을 적극 활용하며, 특히 헬스케어와 같은 분야에서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다만 피터 디아만디스는 승부처가 ‘모델’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있다고 본다. 실제 사용 가능한 서비스로 구현하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능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실리콘밸리의 문화, 창업 생태계,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결합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GDP는 왜 AI 시대를 설명하지 못하는가

대담 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AI가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왜 기존 지표는 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가.


우드는 GDP가 이미 ‘깨진 지표’에 가깝다고 말한다. AI로 암 치료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 사회 전체의 복지는 높아지지만 GDP는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는 AI 시대의 부와 가치가 더 이상 전통적인 화폐 흐름만으로 측정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앞으로 생산성, 총소득, 그리고 데이터와 지능 자체가 새로운 가치 단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자본 중심의 경제에서, 지능 중심의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초거대 융합 사이클의 한가운데에서

이 대담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하나의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에너지·운송·의료·우주까지 동시에 재편하는 초거대 융합 사이클의 중심축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가 아니다. 이 변화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경제 구조의 재작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가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좋은 모델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이 변화의 방향을 가장 먼저 이해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회사 밖의 삶이 걱정이라면, 퇴사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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