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ny's Podcast "Marc Andreessen: The real AI boom hasn’t even started yet"
위 콘텐츠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콘텐츠
생성형 AI를 둘러싼 담론은 늘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술적 실업과 통제 불능에 대한 공포이고, 다른 하나는 생산성과 번영에 대한 낙관이다. 마크 앤드리슨은 후자에 단호하게 선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낙관론자인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을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닌 문명사적 분기점으로 규정한다. 그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AI는 위기가 아니라 ‘지연되어 온 위기를 구원하는 도구’에 가깝다.
마크 앤드리슨은 현재를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나란히 놓는다. 제도는 흔들리고, 지정학은 재편되며, 표현의 자유와 기술이 동시에 확장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2025~2026년을 개인 생애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기로 꼽는다.
많은 이들이 기술 변화가 너무 빠르다고 느끼지만, 그의 진단은 정반대다. 경제학적으로 지난 50년은 생산성 정체의 시대였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가 겹쳤다. 노동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의 경제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AI의 등장은 ‘기적 같은 타이밍’이다. 앤드리슨은 “AI가 없었다면 우리는 기술 실업이 아니라 경제 붕괴를 걱정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AI와 로봇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이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하락이라는 디플레이션 효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실질적 생활 수준은 높아진다. AI는 일자리를 빼앗는 악역이 아니라, 인구 감소 시대의 경제를 지탱하는 엔진에 가깝다.
앤드리슨이 가장 강하게 반박하는 담론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다. 그의 관점에서 직업(job)은 여러 과업(task)의 묶음이다. 기술은 직업 전체를 제거하기보다, 그 안의 특정 과업을 자동화한다.
과거 비서가 타자기로 문서를 작성하던 과업은 사라졌지만, 이메일과 일정 관리가 생기며 비서라는 직업 자체는 형태를 바꿔 존속했다. AI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없어지는 것은 반복적 과업이지, 인간의 역할 그 자체가 아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기술 업계 내부에서 벌어지는 긴장 관계다. 제품 관리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AI를 통해 서로의 영역을 넘볼 수 있다고 믿는다. 개발자는 기획과 디자인을, 기획자는 코딩을, 디자이너는 개발과 기획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앤드리슨의 결론은 단순하다. 모두 맞다. 이 ‘멕시칸 스탠드오프(Mexican standoff, 여러 당사자가 서로를 견제하며 누구도 먼저 움직일 수 없는 교착 상태)’의 결과는 특정 직군의 몰락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인접 역량을 흡수한 개인의 부상이다. 미래의 경쟁 단위는 팀이 아니라, ‘슈퍼 파워를 가진 개인’이다.
이 맥락에서 그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AI가 코드를 대신 작성해주는 시대에도 코딩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평범한 코더는 필요 없을지 몰라도, AI가 쓴 코드를 이해하고 검증하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창작자는 여전히 필요하다. 미래의 프로그래머는 코드를 치는 사람이 아니라, 수십 개의 AI 봇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가깝다.
앤드리슨은 AI를 연금술사의 꿈이었던 ‘철학자의 돌’에 비유한다. 다만 납을 금으로 바꾸는 대신, 가장 흔한 자원인 실리콘을 가장 귀한 자원인 ‘생각’으로 바꾸는 기술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 비유가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은 교육이다. 역사적으로 1:1 튜터링은 왕족과 귀족의 특권이었고, 학습 성취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AI는 이 튜터를 모든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다. 무
한한 인내심과 지식을 가진 개인 교사가 보편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지식 전달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강조한다. 바로 에이전시(agency), 즉 주체성이다. 기존 교육이 규칙을 따르는 법을 가르쳤다면, AI 시대의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AI라는 레버를 활용해 세상에 영향을 미치도록 돕는 방향이어야 한다.
AI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거대 모델이 해자를 가질지,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지배할지, 아니면 모든 것이 빠르게 범용화될지 불확실하다. 앤드리슨은 이 시장을 ‘복잡한 적응 시스템’으로 규정하며, 단일한 승자 예측을 경계한다.
이 불확실성 속에서 창업가에게 필요한 태도는 분명하다. 그는 피터 틸의 개념을 빌려, VC는 ‘무엇이든 잘될 것’이라 믿는 불확정적 낙관주의자일 수 있지만, 창업가는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한다”는 결정적 낙관주의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AI 도구의 발달은 ‘1인 유니콘’의 가능성도 현실로 만든다. 창업자가 AI 봇 군단을 지휘하며, 과거 수십 명이 하던 일을 혼자 처리하는 회사가 등장할 수 있다.
앤드리슨은 AGI를 인간과 동등한 지능에 머무르는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인간 지능은 생물학적 한계, 대략 IQ 160 수준에서 멈춘다. 그러나 기계에는 이런 천장(상한선)이 없다. 우리는 IQ 200, 300에 해당하는 시스템을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최고의 인간 의사·변호사·엔지니어를 능가할 수 있다.
그는 이를 위협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능의 증폭기로 본다. 핵심은 인간이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
마크 앤드리슨의 메시지는 일관된다. AI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라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기회다. 위험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
지금 필요한 태도는 명확하다. AI를 철학자의 돌처럼 쥐고, 자신의 에이전시를 확장하는 개인이 되는 것. 기술적 실업보다 더 큰 위험은, 기술 앞에서 주체성을 잃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미래를 향한 도구를 손에 쥐고 있다. 남은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이다.
회사 밖의 삶이 걱정이라면, 퇴사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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