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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Feb 28. 2022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이 가능하다고?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

자기 계발 관련된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중 누군가가 질문을 했다.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사업을 준비 중인데,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전념하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하는 게 나을까요?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의 의견은 대략 반반으로 갈렸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해야 마음이 편하다. 사업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의 퇴사 만류파와 "둘 다 하려고 하면 둘 다 망한다. 회사 그만두고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퇴사 권유파로.


나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솔로몬이 된 마냥 혼자 골똘히 생각하다가 속으로 퇴사 만류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 근거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말한 바벨 전략에 있었다



나심 탈레브는 본인의 저서 <안티프래질>에서 안티프래질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을 이야기했다. 바벨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안티프래질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테이블 위에 컵이 하나 놓여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실수로 테이블에 부딪쳐서 컵이 바닥에 떨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럴 때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1. 컵이 깨진다. 이 컵은 프래질(Fragile: 손상되기 쉬운) 한 것이다.

2. 컵이 깨지지 않는다. 이 컵은 로버스트(Robust: 튼튼한) 한 것이다.

3. 컵이 떨어진 충격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단단해진다. 이 컵은 안티프래질(Antifragile) 한 것이다.

 

위의 예처럼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 충격이 발생했을 때 약화되거나 혹은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이전보다 더 강해지고 나아지는 상태를 안티프래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가능케 하는 전략이 바로 바벨 전략이다.


바벨 전략은 쉽게 말해 바벨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쇠막대 양쪽에 끼는 원판을 한쪽은 로우리스크 로우리턴(Low Risk Low Return: 리스크는 낮으나 수익도 적다) 다른 한쪽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리스크는 높으나 수익 또한 크다)한 일로 끼우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의 절충으로 로우리스크 하이리턴(리스크는 낮은데 수익이 크다)하게 안티프래질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바벨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한 사람 중 한 명이 과학계의 슈퍼스타 알버트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는 큰돈은 아니지만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특허청에서 일을 하면서(로우리스크 로우리턴), 다른 한편 훗날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전효과' 및 과학계를 뒤흔들어 놓은 '상대성 이론' 등을 꾸준히 연구하였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실 당연하겠지만 바벨 전략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퇴사 권유파의 말처럼 로우리스크 로우리턴한 원판을 먼저 확보 경우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이 안정감을 넘어 우리를 무사안일의 나태함에 빠뜨려 래질(Fragile)하게 만들 수 있다.


다른 한 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만 추구하다 보면 안정감 부족으로 인해 경주마처럼 터널 비전(Tunnel Vision)에 갇혀 근시안적으로만 보고 판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로 인해 높은 확률로 내가 갖고 있는 쇠막대마저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바벨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로우리스크 로우리턴한 원판을 확보하되 그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한 원판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바벨 완성하기 위해서다.





Photo by Kirill Bogomol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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