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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Sep 10. 2022

200일 동안 매일 '더' 잘 썼습니다


매일 글을 쓴 지 200일이 되었다.


매일 글을 쓴 지 30일이 되던 날과 100일이 되던 날 그것을 기념하며 오늘과 비슷한 글을 썼었는데 어느덧 200일이 되었다.


가끔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다 보면 이렇게 매일 글을 쓰고 있음을 알리는 글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류의 글을 저격(?)하는 . 저격의 이유는 심하게 표현한 분에 따르면 "글 같지 않은 글을 매일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분의 눈에 내 글도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이번 글도 써보려고 한다. (법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을 정도의 저격이라면 법의 매콤한 맛을 선사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어떻게 200일 동안 매일 글을 쓸 수 있었나 생각해보면 일단 두 가지 이유가 떠오른다.



1. 잘 쓰는 것이 아닌 '더' 잘 쓰는 것이 목표


글쓰기를 하면서 그 효용을 크게 느껴 주변에도 글쓰기를 권유하곤 하는데 대부분이 글 쓰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왜 엄두가 나지 않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잘' 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글쓰기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잘' 써야만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다.


그래서 나의 글쓰기 목표는 '' 쓰기가 아니다. '더' 잘 쓰는 것이 목표다.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 '더' 잘 쓰기.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이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른 학생에게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미 성적이 좋은 친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들은 더 올릴 성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더' 잘한다는 것은 초보일수록 그리고 현재 개선할게 많은 사람수록 유리한 목표이다. 그래서 나는 글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발행을 한다. 왜냐하면 오늘 글이 별로일수록 내일 '더' 잘 쓰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2. 생각나는 것 쓰기


생각나는 것을 쓰는 것이, 써야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 쉽다. 


그래서 나는 특정 주제를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생각나는 것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의 맹점이 있다. 바로 구독자수를 늘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케터로서 콘텐츠 비즈니스로 성공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꽤 있었는데, 분들이 이야기하는 공통점은 '콘텐츠의 결이 명확해야 구독자 수를 늘리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캡선생의 브런치를 '마케팅' 정보를 얻기 위해 구독했는데, 어느 날부터 '철학'이야기만 주야장천 올리면 아마도 짜증이 나고 심하게는 구독 취소를 하고 싶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독 취소를 하지 않그러운 분들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70 ~ 80점짜리 글을 쓰는 제너럴리스트 한 명의 브런치를 구독하기보다는, 진득하게 한 분야90점 이상의 글을 쓰는 스페셜리스트 여러 명을 구독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 (럼에도 불구하고 제 브런치를 구독하는 분들께 또 감사드리는 바이다!! )


그래서 매일 글을 쓰는 게 목표인 사람이 구독자수에 연연하게 되면 여러모로 힘들어진다. 글을 쓰는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야만 매일 글을 쓰는 게 쉬워진다. 



작가의 자격이 있어서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쓰기 때문에 작가의 자격을 갖추어 나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도 부족하더라도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와비사비(わび・さび)라는 개념이 있다. 쉽게 말해 '미완성'이면서 '불완전'하고 '비영속적'인 아름다움을 칭하는 개념이다. 와비사비의 차원에서는 모두의 글이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쓰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함께 글을 써보자. 작가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그리고 와비사비의 미학을 발산하기 위해 말이다. 바로 오늘부터!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Kenny Elia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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