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께서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로만 야콥슨의 번역에 관한 세 가지 유형을 따라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 야콥슨이냐라고 반문하실 분들을 위해 그의 번역 분류론을 요약해보겠습니다.
1) 언어 내 번역(rewording): 언어 기호를 같은 언어로 해석
2) 언어 간 번역(translation): 언어 기호를 다른 언어로 해석
3) 기호 간 번역(transmutation): 언어 기호를 언어가 아닌 다른 기호로 해석
- 이어령의 <거시기 머시기>(김영사, 2022) 중 -
그 저력을 15일~25일마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교체한 퀀텀프로젝트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패션과 설치미술(installation art)이 접목된 개념이에요. ‘예술과 의상의 접점으로서 공간과 오브제, 메시지가 통합된 작업’(마진주, 2019)을 가리키죠.
퀀텀(quantum)의 사전적 개념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의 단위'의 의미인 ‘양자'입니다. 공간이 속도감을 갖고 빠르고도 창의적으로 변화하는 걸 보여주겠다는 실험 정신에서 시작됐죠. 경영효율을 생각하면 해서는 안 되는 프로젝트인데, 젠틀몬스터는 브랜딩을 위해 강행했다고 해요.
디자인 스튜디오 패브리커, 최도진 아트 디렉터가 차례로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전문가 및 기업과 협업했어요. ‘이야기가 느껴지는 매장’이라는 컨셉을 잃지 않으면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퍼포먼스를 활용해 다양한 감각 경험을 제공하고, 방문객과 상호작용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들었죠. 결과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36가지의 컨셉을 보여준 퀀텀프로젝트는 입소문을 타며 젠틀몬스터의 팬덤을 만들어냈습니다.
- 한재동, "전지현도 썼다…年매출 3220억 '괴짜' 한국인의 선글라스 [비크닉]", 중앙일보, 20220618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