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Jan 10. 2023

마케팅은 결국 고객이 결정한다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를 읽고


내가 마케팅과 관련해서 쓴 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고객'이다.


마케팅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기에 고객이라는 단어 없이 마케팅이야기하는 것은 'yo'라는 추임새 없이 랩을 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에 가깝다. 의식하면서 쓰는데도 불구하고 '고객'이라는 단어의 과용은 막을 길이 없었다. 사실 과용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마케팅에 있어서 '고객'이라는 단어는 과용일 수 없으니 말이다. (이 짧은 문단에도 고객이 네 번이나 등장했다)


최근에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났다. 직접 만난 것은 아니고 책을 통해 마주쳤. 바로 박종윤 작가였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3732


사실 이 책 우연히 발견한 것은 아니다. 작년에 인상적인 경영철학으로 화제가 되었던 세터의 손호철 대표가 본인의 멘토라고 지속적으로 밝혀서 관심이 가던 차에 책이 있어서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고객'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말로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매우 본질적인.


<드래곤볼 Z>의 손오공이 스카우터를 통해 상대방의 전투력을 체크하듯, 나는 마케터의 수준을 가늠할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마케팅을 정의하느냐를 보는 편이다. 박종윤 작가의 정의는 그야말로 간단명료했다. 더할 것도 덜 것도 없이.


저는 마케팅을 설명할 때, '상품-모객-접객-관리'의 네 요소가 '고객'이라는 두 글자 안에서 순환되는 구조, 그 이상 그 이하를 말하지 않습니다.

- 박종윤의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쏭북스, 2019) 중 -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마케팅=광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품을 다 만들고 나서야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곤 하는데 마케팅은 상품을 기획할 때부터 함께 해야 한다. 마케팅 요소를 담은 상품과 서비스는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조금 더 자연스럽고 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품/서비스 판매 후에도 마케팅은 지속되어야 한다. '신규고객' 대비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의 높은 효과와 효율은 다수의 연구와 데이터가 이미 입증하고 있다. 그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중요성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장 중요한 마케팅은 판매 후에 비로소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정의하는 마케팅의 핵심인 고객은 무엇일까? 그는 뭉뚱그려 이야기하기보다는 네 가지로 다시 쪼개어 정의하고 있다.

첫째, 소비자. 재화로 사업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모든 사람을 가리킵니다. 고객, 잠재고객,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객. 소비자 중 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나와 거래를 한 이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셋째, 단골. 고객 중 내가 속한 시장의 카테고리에서 나와 우선순위로 자주 거래하는 이들을 가리킵니다. 이들과 사업자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고객 관리라 하지 않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라고 하고, 고객관계 관리 마케팅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넷째, 팬. 단골 관계를 뛰어넘어 나의 사업을 브랜드로 인식하고 팔로우십을 갖는 이들을 말합니다. 이 단계가 되면 마치 자이언티나 지드래곤의 다음 스타일과 음반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관계가 형성되며, 이 팬을 확보하고 유지하고 늘려나가는 단계야말로 진정한 브랜드 정체성이 확립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박종윤의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쏭북스, 2019) 중 -


그의 고객 분류법을 참고하면 "마케팅은 소비자를 팬으로 만드는 활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과감하게 내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나를 모르는 사람을 나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만드는 활동이 마케팅이다.
- 캡선생 -



박종윤 작가말이 더욱더 와닿은 이유는 증명한 사람의 말이기 때문이다. 학자의 고고함이 느껴지기보다는 장군의 피비린내가 풍기는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겪어낸 실전형 마케터의 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케팅이라는 전장에 있는 사람들은 책을 읽어보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같은 말이라고 그것을 실행한 사람과 실행하지 않은 사람의 무게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정보로서도 그리고 실행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서도 만족스러운 책이다.


마케팅은 결국 고객이 결정한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top8



Photo by Jacqueline Munguía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트렌드를 따르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