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의 목적이자 바람은 단 한 가지였다. 참여자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책을 쓰는 사람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열정을 담아서 모임에서는 책을 만드는 법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관심사에 따라 제목과 콘셉트도 일일이 말씀드렸다. 참여자분들은 모두 만족한 듯 보였고 이제 신인작가만 탄생하면 되었다.
1년 후 한 분이 책을 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모임을 진행할 때 꼭 책을 내셨으면 했던 분 중 한 분이었는데 좋은 소식을 알린 것이다. 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이 많았던 분이라 책 또한 읽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평도 좋았다. (관심 있는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그분은 격하게 공감했다.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데 그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말이다. 어쩌면 작가의 자격을 갖추었기에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씀으로써 작가의 자격을 갖추는 게 아닐까 싶다.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에서 더 큰 무언가를 얻는 행위가 책을 쓰는 행위이고, 작가는 끝없이 이 과정을 추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우치다 다쓰루는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에서 쾌락을 욕망과 구별되는 것으로 말했다. 쾌락은 무언가의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자체가 충분한 희열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쾌락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았을 때 작가는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책이 나왔을 때의 뿌듯함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오만가지 감정을 끝없이 경험하려는 사람들.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작가들이 추구하는 쾌락을 느껴 보셨으면 한다.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쓰는 것에서 오는 쾌락도 좋아할 것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한다.
P.S. 물론 책이 잘 팔려서 얻는 부와 명예 혹은 뿌듯함도 큰 기쁨일 것이다. 아직 이것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해서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