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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14. 2023

요새 브랜딩 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이 글에서 '마케터'는 브랜딩도 겸하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최근 3년간 마케터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브랜드 중 하나가 '곰표'일 것이다. 특히나 컬래버레이션 전략을 기획할 때 곰표의 사례를 보지 않은 마케터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최근에 가장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가 곰표다.

사진 출처: 대한제분


춘천에 놀러 간 사람 중에 '감자밭'에 들르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흡사 감자처럼 보이는 빵과 독특한 콘셉트로 유명한 감자밭은 8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 춘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다. 지역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라면 한 번쯤은 공부했을 브랜드다.


사진 출처: '감자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테디뵈르하우스', '골든피스'. 이 두 브랜드를 모두 안다면 아마 당신은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용리단길에서 가장 핫한 베이커리 전문점인 '테디뵈르하우스'와 GD약과로 잘 알려진 프리미엄 약과 브랜드인 '골든피스'는 마케터라면 알아야만 하는 브랜드이자 트렌드다.


사진 출처: '테디뵈르하우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마케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최근에 진행되었던 홍성태 교수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의 북토크에 게스트로 참여한 것이다. 행사의 진행자로 참여했던 나는 생생한 이야기를 바로 곁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인사이트 있는 내용이 많아서 나름의 해석을 붙여서 정리해볼까 한다.



1. 콜라보는 즐거운 동반자다 by 대한제분 마케팅 팀장 변은경


변은경 팀장은 곰표의 브랜딩/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고민이 생길 때마다 고객에게 전하는 핵심 가치와 키워드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곰표의 핵심 키워드는 '즐거움'이고 2020년까지는 '즐거운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왔다고 한다. 잘 생각해 보면 곰표의 컬래버레이션은 '즐거운 동반자'라는 말에 딱 맞아떨어진다. 함께 했을 때 고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동반자를 찾는 과정이 곰표의 컬래버레이션이었으니 말이다.


현재는 '즐거운 동반자'에서 '요리'라는 속성을 고객의 머릿속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즐거운 요리 동반자'라는 브랜딩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변은경 팀장이 말한 바에 따르면 좋은 컬래버레이션은 결국 '브랜드 가치'에 기반한 '키워드'를 고객에게 전달하기에 가장 적절한 동반자를 찾는 일인 것 같다.


2. 밭은 '결'이다. by 최동녘 대표


감자밭오픈하자마자 잘 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오픈 초기에 하루 매출이 6만 원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이때 최동녘 대표는 감자밭이라는 브랜드를 하는 이유를 깊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금의 감자밭을 만든 '감자빵'을 만들었고,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포스팅한 결과 자연스레 브랜딩이 되었다고 한다.


감자밭의 콘셉트는 '농부가 상상한 공간'이자 농산물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무릉도원이었다. 이를 통해 '감자밭'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재미요소와 의미요소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감자밭의 '결'을 지켜나갈 것이라 말했다. 그에게 '밭'은 브랜드의 콘셉트를 그릴 수 있는 '도화지'이자 근본이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밭' 시리즈로 지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동녘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그가 말한 '결'은 결국 브랜드의 목적이 아닐까 싶었다. 한동안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브랜드를 지속해 나가는 이유, 브랜드의 존재이유 말이다. 이 변하지 않는 '결'이 지금의 감자밭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밭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3. 관심의 조각조각이 모여 브랜드가 되다. by 뚜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물론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이 둘을 알기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처럼 일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면서 쉽게 답하기는 힘든 질문이다.


뚜기(본명: 양지우)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고 있는 마케터다. 애초에 빵을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본인의 관심사가 일이 되었고, 더 나아가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을 모은 '빵빠레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인가에 관심이 생기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우리 뇌의 망상활성계(RAS: Reticular Activating System)는 수많은 정보를 관심사라는 필터로 거른다. 이 때문에 관심이 있는 것은 그 무엇보다 자주 그리고 뚜렷하게 보인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바로 들리듯이 말이다.


뚜기는 본인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일을 하기에 고객이 무엇을 원할지에 대한 생각도 분명했다. 본인이 기획자이자 열성 소비자이니 말이다.


테디뵈르하우스를 기획할 때 메인 디저트로 페스츄리와 크로와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그녀는 크로와상을 골랐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크로와상에 더 익숙하기에 크로와상에 더 반응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크로와상은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프랑스를 연상시킬 것이므로 '버터'를 의미하는 프랑스어인 '뵈르'를 브랜드의 이름으로, 내부 인테리어는 프랑스풍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본인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이 이처럼 명쾌한 콘셉트를 만든 것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리미엄 약과 브랜드인 '골든피스'도 그녀의 관심사의 조각들로 잘 쌓아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소망하는 대로 언젠가는 블랙핑크의 제니가 한 번쯤 방문해서 자발적으로 사진을 남기지 않을까 싶다.


훌륭한 마케터는 고객에 대한 이해가 탁월해야 한다. 아니 언제라도 고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뚜기가 이를 잘 보여주는 마케터가 아닐까 싶다.



행사가 끝난 후에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결국에는 '본질'에 그 답이 있지 않나 싶다. 곰표의 '즐거운 동반자', 감자밭의 '결', 그리고 뚜기의 '관심의 조각'은 모두 브랜드의 존재 이유이자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한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브랜딩도 back to basic,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top8


사진: UnsplashBrand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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