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 이름처럼 '회사의 명함'이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빛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도움이 되는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이다. 모임을 진행할 때 나만의 원칙이 있다. 단순히 '아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모임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
다양한 경로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그들에게는 '대중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법'이 있다는 점이었다. 대중을 불편하게 만드는 비법 혹은 진실은 말하는 사람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든 얻어내어 모임을 함께하는 분들께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경로로 유명인들에게 '퍼스널 브랜딩에 있어 진짜로 중요한 점'에 대해서 묻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최근에 두 명의 대가로부터 답변을 들었다.
1. 레드 앤틀러 공동창업자, 에밀리 헤이워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브랜딩 회사인 레드앤틀러의 공동창업자인 에밀리 헤이워드와 연락이 닿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신발로 유명한 올버즈(Allbirds)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의 초기 브랜딩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나, 브랜드>에서 세 번째 책으로 선정한 <Obsessed(미치게 만드는 브랜드)>의 저자이기도 하다.
에밀리 헤이워드로부터 받은 답변. 본문 내용은 가림.
그녀의 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업을 브랜딩 하는 것과 개인을 브랜딩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2) 본인은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라고 볼 수 없다.
3) 하지만 기업 브랜딩과 퍼스널 브랜딩 모두에 적용해야 할 원칙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진정성', '명확한 목적', '메시지', 그리고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진정성'에 위배되는 것이다. 즉 얼마 가지 않아 대중들에게 들키고 말 것이다. 그리고 '명확한 목적'과 '메시지'가 없는 퍼스널 브랜딩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만 '인기'는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마지막으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인식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장사'하면 '백종원', '육아'하면 '오은영', '강아지'하면 '강형욱'이 떠오르듯이 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퍼스널 브랜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에밀리 헤이워드의 조언에 따르면 나는 조금 더 '하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타고나기를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경험하기를 좋아하다 보니 '마케팅', '브랜딩', '통번역', '강의', '모임진행' '출판' 등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뾰족하게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하나의 키워드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스스로를 '르네상스인'이라고 자부하기에는 지식의 넓이와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조금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 콘텐츠 회사 대표
※인물을 특정하지 않기 위해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한 사람이 있다. 특히나 누가 잘 될지를 기가 막히게 예측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 내가 만난 콘텐츠 회사 대표가 그러했다. 그는 유명 유튜버나 베스트셀러 작가를 초창기에 발굴하여 대박 콘텐츠를 만들곤 했다. 카페에서 만나자마자 급한 마음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사람은 어떠한 특징이 있나요? 어떻게 그런 사람을 초창기에 알아보는 건가요?"
처음에는 다소 뻔한 대답이 돌아왔다. 에밀리 헤이워드도 말한 '진정성'이었다. 그런데 대답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아직 말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가자 마침내 '대중에게 말하지 않는 비밀'을 꺼내놓았다. 그것은 '블러핑'이었다.
블러핑(bluffing)은 도박에서 자신의 패가 좋지 않을 때 상대를 속이기 위해 좋은 패를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허세' '허풍'을 떤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진정성만 가지고는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고 블러핑이 너무 심하면 사람들이 싫어하고, 너무 없으면 멋이 없다고 덧붙였다. 즉 진정성과 적당한 수준의 블러핑이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는 핵심이었다.
그가 말한 블러핑은 어쩌면 사람들의 관점을 바꾸는 작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컵에 물이 반이 차 있을 때, 블러핑을 하는 사람은 "물이 '반이나' 차있다"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블러핑을 못하는 사람은 혹은 너무나도 쑥스러워하는 사람은 "물이 '반밖에' 없다"라고 말할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매력을 '반이나'로 인식시킬 것인지 '반밖에'라고 인식시킬 것인지의 차이가 이 블러핑에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늘 그러하듯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에서도 핵심일 것이다. 우리들의 매력은 이미 '반이상' 차있다. 그것을 이제 세상에 알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