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조회수가 말하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의 진실
2025년 7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위키피디아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페이지는 무엇일까? 답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6,880만 뷰. 일론 머스크(Elon Musk) 5,810만 뷰, 챗GPT(ChatGPT) 5,170만 뷰가 뒤를 이었다.
정치가 지배했다. 2024년 미국 대선 4,770만 뷰,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4,610만 뷰가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순전히 정치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튜브(YouTube)가 4,410만 뷰로 6위에 올랐고,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 4,020만 뷰, 미국(United States) 3,770만 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3,700만 뷰가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그리고 "2024년 사망자(Deaths in 2024)" 3,600만 뷰, "2025년 사망자(Deaths in 2025)" 3,140만 뷰가 각각 10위와 11위를 차지했다. 죽음에 대한 집단적 관심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큼 높다.
14위에 메넨데즈 형제(Menendez Brothers) 2,620만 뷰가 있다. 1989년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형제다. 왜 2025년에 갑자기 2,620만 명이 이들을 검색했을까?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때문이다. 30년 전 사건에 대한 드라마가 나오자 전 세계가 위키피디아로 달려갔다.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데드풀과 울버린(Deadpool & Wolverine) 2,820만 뷰도 같은 맥락이다. 허구의 히어로가 실제 역사적 사건만큼 조회수를 얻는다.
권력(트럼프, 머스크, 해리스), 기술(챗GPT, 유튜브), 종교(프란치스코 교황), 스포츠(호날두, 메시, 2024 하계 올림픽), 역사(2차 세계대전, 미국 대통령 목록), 그리고 죽음.
흥미로운 건 챗GPT가 5,170만 뷰로 3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사람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사건도 아닌 AI 도구가 카멀라 해리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5년 세계는 AI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2차 세계대전(World War II) 2,840만 뷰도 눈에 띈다. 80년 전 전쟁이 여전히 상위 20위 안에 있다. 역사는 죽지 않는다. 사람들은 계속 과거를 검색한다.
라민 야말(Lamine Yamal) 2,700만 뷰, JD 밴스(JD Vance) 2,550만 뷰, 리오넬 메시(Lionel Messi) 2,260만 뷰도 상위권이다. 17세 축구 신동, 미국 부통령 후보, 그리고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 세 명의 공통점은? 2025년에 뉴스를 만들었다.
"2024년 사망자"와 "2025년 사망자"가 각각 3,600만, 3,140만 뷰를 기록했다. 합치면 6,740만 뷰다. 거의 트럼프 페이지 수준이다.
사람들은 누가 죽었는지 궁금해한다. 유명인, 정치인, 예술가, 운동선수. 죽음은 보편적 관심사다. 그리고 위키피디아는 죽음의 기록 보관소 역할을 한다.
교황 레오 14세(Pope Leo XIV) 2,900만 뷰도 비슷한 맥락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재한데 왜 레오 14세? 아마도 차기 교황에 대한 관심이거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호기심일 것이다.
위키피디아 조회수는 집단 지성의 거울이다. 2025년 세계가 궁금해한 건 권력(트럼프, 머스크), 기술(ChatGPT), 정치(대선, 해리스), 스포츠(호날두, 메시), 엔터테인먼트(데드풀, 넷플릭스), 역사(2차 대전), 그리고 죽음이었다.
사람들은 권력 있는 사람, 새로운 기술, 큰 사건, 그리고 죽음에 주목한다. 스토리텔링이 강력하면(넷플릭스, 마블) 30년 전 사건도 지금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이게 정말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인가 하는 점이다. 챗GPT를 5,170만 명이 검색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AI를 이해했을까? 트럼프를 6,880만 명이 검색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의 정책을 이해했을까?
위키피디아 조회수는 관심을 측정하지, 이해를 측정하지 않는다.
2025년 인류는 트럼프와 AI를 열심히 검색했지만, 결국 가장 궁금한 건 "올해 누가 죽었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