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믿고 산다(Buying)는 것 - Best of Congo 후기
2018년, 르완다에서 커피 프로젝트를 하던 중 처음으로 콩고커피를 접했습니다.
프로젝트 지역은 키부(Kivu) 호수 인근이었고,
그 호수 건너편이 바로 DR콩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콩고커피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죠.
키부호수를 둘러싼 르완다, 우간다, DR콩고, 부룬디는 모두 역사적 상흔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르완다는 극심한 제노사이드를 겪었지만 빠르게 회복해 나가는 나라입니다.
반면 콩고는 갈등, 자원 이슈, 감염병까지 겹쳐 국민 삶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부터 말했죠.
“이런 나라일수록 정당한 거래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
커피든 초콜릿이든, 우리가 돈을 쓰는 방식이 곧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당시엔 대부분 이상적인 얘기로 흘려들었고요.
그런데 7년이 지나 2025년 여름, 그 고집이 ‘Best of Congo Cooperatives’ 옥션으로 연결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이 옥션을 소개하고, 로스터들과 함께 커핑하며 단숨에 44 bag을 판매하게 된 것.
치열한 한국 커피 시장에서, 단지 의미와 가치를 ‘믿고’ 커피를 구매해 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정말 배꼽 인사드립니다.)
물론 이 일로 제가 수익을 남긴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일과 공부를 제쳐두고 한 주 동안 땀에 흠뻑 젖어 뛰어다녔죠. 왜 그랬을까요.
그냥 어떤 확신이 있었고,
손익 계산 없이 뛰어든 겁니다.
가끔 제 안의 도발적인 시도에 이끌릴 때가 있는데,
이번엔 콩고였습니다.
얼마 전 한 외국 전문가와 인터뷰 중, 이런 길은 너무 불확실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성공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선택이라는 말이었죠.
저도 그 점을 잘 압니다. 하지만 판을 바꿀 수 없다면 작은 균열이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믿음이 제겐 있거든요.
지금껏 그런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아왔고요.
이번 Best of Congo 2025, 저에게도 꽤 오랜만에 재미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다만 한여름, 바쁜 카페를 오가며 땀에 젖어 진이 빠지긴 했습니다.
아무튼, 내년이면 한국에서도 DR콩고커피를 더 자주, 가까이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전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DR콩고커피 #BestOfCongo #지속가능한커피 #지속가능성 #커피로연결되다 #콩고커피옥션
#스페셜티커피 #아프리카커피 #윤리적소비 #소셜임팩트 #커피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