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슈텐츠,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8번>은 [77:01]의 러닝 타임으로 실로 거침 없는 속전속결의 폭연을 구현한다. 일반적인 음원들과는 다른 판본이 아닐까 싶은 이질적인 선율도 눈에 띄는데 이는 확실하지 않아 자세한 검증이 필요하다. 네메 예르비와 예테보리 심포니의 연주와 비교해도 이토록 빠른 템포의 흐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음원이며 그만큼 장쾌하게 질주하는 쾌감은 놀랍도록 충격적이다. 슈텐츠의 말러는 교향곡마다 빠르거나 느린 템포를 다양하게 구사하는데 <교향곡 8번>에서 쾌속으로 몰고가는 해석을 선택한 건 다소 의외이다. 하지만 시원한 스피드로 최적의 결과를 보여준다면 예외적으로 강력히 지지할 수밖에 없다.
1부 "오소서, 창조주 성령이시어(Veni, creator spritus)" 찬가는 그야말로 질주 본능의 극치를 보여준다. 강력한 합창과 탄탄한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기본으로 나아가는 거친 야생마 같은 연주로, 또 하나의 이상향을 제시하는 폭발적인 연주를 선사한다.
2부 "파우스트 2부 종막 장면 <심산유곡>에 의한 오페라 합창(J. W. von Goethe Schlussszene aus Faust. Eine Tragodie.)"은 야생성을 벗고 온전히 인간 예술의 향연을 펼친다. 템포의 흐름은 밀고 당기는 긴장감을 통해 독창 파트를 충분히 부각시킨다. 성악진들은 과도한 무게감을 주지 않으면서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보여준다. 그리 인상적인 가창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분명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피날레로 향하는 극적인 감정 과잉은 슈텐츠 특유의 거대한 장쾌함을 보여주며 뜨겁게 종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