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세의 불행에 대한 주가(酒歌) (Das Trinklied von Jammer der Erde)
2. 가을에 고독한 자 (Der Einsame im Herbst)
3. 청춘에 대하여 (Von der Jugend)
4. 아름다움에 대하여 (Von der Schönheit)
5. 봄에 술취한 자 (Der Trunkene im Frühling)
6. 고별 (Der Abschied)
사이먼 래틀, 버밍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말러 대지의 노래>는 테너와 바리톤을 기용한 독특한 음원이다. 사실 이전에도 레너드 번스타인과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이런 시도를 했지만 테너와 메조 소프라노 조합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조합이기에 두 남성이 부르는 "대지의 노래"는 다소 생소함이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이든 분명 나름의 매력점이 존재하는데 이 연주에서 바리톤 토머스 햄슨은 부드러운 음성과 따스한 음색으로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가창을 들려준다. 여성의 음성이 전하는 강렬한 인상은 느낄 수 없지만 테너 페터 자이페르트와 목소리의 균형, 적절한 수준의 대비감을 동시에 유지하는 부분이 있다. 페터 자이페르트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말러 교향곡 8번> 음원에서도 인상적으로 활약했던 탓에 그의 가창은 이 연주에서도 더욱 깊게 각인된다. 마지막 6곡 고별(Der Abschied)은 과연 남성이 부르는 '메조 소프라노' 파트가 얼마나 적합할 수 있는지 판가름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인데 토머스 햄슨은 자신이 가진 드라마틱함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따스한 음성을 무기로 대단히 훌륭한 해석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사이먼 래틀, 버밍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이 음원에서 가장 든든하고 확고한 버팀목이란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사이먼 래틀은 유독 말러에서 자신의 고유의 색깔을 가장 현명하게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가 얼마나 말러를 감각적으로 다루는 지휘자인지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구조적인 공간감을 명쾌하게 채워나가는 그만의 해석은 감상자의 절대적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독창자와 이루는 자연스런 밸런스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는 어쩌면 말러 음악에 최적화된 스마트한 지휘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러 대지의 노래> 역시 래틀의 오묘함이 만들어낸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