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ㅣ말러 교향곡 10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10 (Deryck Cooke Ver.)


Simon Rattle - Berliner Philharmoniker


1999 Berlin Live Recording


#SimonRattle #Mahler

#BerlinerPhilharmoniker


사이먼 래틀은 1980년, 당시 스물다섯이란 젊은 나이에 번머스 심포니와 <말러 교향곡 10번>을 녹음했다. 이후 베를린필의 음악감독으로 확정된 1999년, 이 곡을 다시 한번 녹음했는데 두 연주는 19년이란 세월의 흐름만큼 해석과 사운드의 격차가 무척 크다. 물론 어느 연주를 더 선호하느냐 하는 문제는 개인의 취향과 판단에 달려있는 것이지만 결국은 각자 장단점이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우선, 번머스 심포니 연주는 젊은 래틀의 눈부신 패기로 가득하다. 선명하고 확고한 묘사는 당시 래틀의 음악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1999년 베를린필 연주는 이전에 비해 대단히 유려하고 원숙미가 넘치는 농익은 해석과 사운드를 담아내고 있다. 거칠고 야성적인 20대 젊은 래틀의 지휘봉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리카르도 샤이가 이 작품에서 보여준 중후하고 세련된 서정적 흐름과는 제법 방향이 다르다. 물론 두 지휘자의 지향점이 다르고 특히 "말러"는 그들의 차이가 더욱 명확히 구분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직 절대적인 결정반은 존재하지 않기에 <말러 교향곡 10번>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게다가 단지 1악장이 아닌, 전곡 녹음을 시도한 그리 많지 않은 음원들 속에서 래틀과 샤이가 남긴 기록들은 선구자적인 업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악장 피날레는 이 교향곡이 바라보는 '죽음, 그 이후의 세계', 바로 그곳에서 펼쳐지는 짙은 환영을 시각화한다. 차가운 새벽녘의 자욱한 안갯속을 헤매는 영혼의 발걸음 위에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이승으로의 길목이 연상되며 무겁고 서늘한 기운이 단호한 현악군의 선율로 이어지면 따스하게 비치는 금관과 목관의 음색이 감미롭게 온몸을 감싼다. 사이먼 래틀은 베를린필만의 기능성과 사운드를 최선으로 이끌어 휘몰아치는 감성을 이성적인 관점으로 표출한다. 짓누르는 감정의 진폭을 과시하기보다는 듣는 이의 심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젊은 시절에 보여줬던 야생성에서 탈피한다. 코다가 안겨주는 진한 여운은 저 깊은 세계로 이끄는 묵직한 침잠이 아닌, 외로운 등대의 불빛처럼 다시 이승으로 되돌아오는 길을 비추는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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