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시노폴리ㅣ말러 "탄식의 노래"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Das klagende Lied (Original ver.)


Soprano/ Cheryl Studer

Mezzo-soprano/ Waltraud Meier

Tenor/ Reiner Goldberg

Baritone/ Thomas Allen


Shin-Yuh Kai Chorus


Giuseppe Sinopoli - Philharmonia Orchestra


1990 Tokyo Live Reco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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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시노폴리는 현대 말러 연주사에서 결단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말러 전집 첫 번째 음반은 <탄식의 노래>이다. 그러나 나는 이 곡을 외면해 온 탓에 오래도록 접할 기회를 스스로 밀어냈다. 말러 '교향곡'과 '가곡'의 핵심적 뿌리가 되었던 작품이지만 이미 완성된 열매만을 취하기 바빴던 것이다. 모든 것은 다시 처음의 순간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마치 바흐로 돌아오듯이)이 운명적으로 <탄식의 노래>로 회귀하도록 이끈 듯하다.


G. MahlerㅣDas klagende Lied


1부: 숲의 전설 (Waldmärchen)

2부: 음유시인 (Der Spielmann)

3부: 결혼식에서 생긴 일 (Hochzeitsstück)


1부 "숲의 전설"은 약 27분이 넘는 장대한 대서사시이다. <교향곡 1번>의 선율이 등장해 젊은 시절 말러에게 그의 음악세계는 예견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시노폴리는 역시 그만의 말러관이 투철한 지휘자이다. 래틀과 샤이, 아바도와도 완벽히 구분되며 (번스타인은 예외로 둔다) 장대한 흐름, 오페라적 사운드, 그리고 섬세하고 집요한 성부 묘사는 '시노폴리 말러' 해석의 특징적인 요소이다. 1990년 도쿄 실황으로 이날 기용된 신유 카이 합창단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필하모니아의 유려한 사운드에 힘을 얹는다. 실연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제된 연주이며 필하모니아의 저돌적인 앙상블은 풍요로우며 다채롭다. 테너 라이너 골드베르그의 강인한 공명과 바리톤 토머스 알렌의 따뜻한 톤이 이루는 음향적인 조화도 인상적이며 소프라노 셰릴 스튜더, 메조소프라노 발트라우드 마이어 조합의 두 미성 위에 어우러지는 합창단의 소리 융합은 전율이 밀려오는 쾌감을 선사한다. <교향곡 2번> 5악장 합창부가 전개되면서 급격히 고요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2부 "음유시인" 첫 도입부는 <교향곡 2번> 1악장 시작의 저음 현 트레몰로를, 이후는 5악장의 금관부를 예시한다. 말러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원류임을 또렷이 적시하는 증거이면서 그 자체로서도 이미 완성된 말러를 체감하게 한다. <탄식의 노래>는 초기 작품이지만 말러의 음악을 모두 경험하고 난 후 만났을 때 더 큰 쾌감으로 다가오는 역설적인 존재임을 순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예언의 계시'가 담긴 뿌리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3부 "결혼식에서 생긴 일"은 폭발적 도입부에 이어지는 극적인 흐름은 '광야의 팡파르'를 곳곳에 배치해 극단의 정서를 기괴한 형태로 담아낸다. 말러의 모든 음악에서 '그로테스크(Grotesque)'는 하나의 중요한 화두이다. 이 부분은 쇤베르크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되며 중요한 것은 말러 극초기 작품 속에서 이미 이런 부분이 완벽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교향곡 1번>의 3, 4악장에서 전해지는 기이한 긴장과 공포의 전율이 상기되면서 <교향곡 6번> 피날레를 예견하듯이 극단적인 결말로 종결되는 서사는 대단히 충격적이다. 사이먼 래틀-버밍험심포니의 해석과 확연히 구별되는 이 연주는 주세페 시노폴리가 <교향곡 5, 8번>에서 보여준 완전무결한 말러의 전형에 <교향곡 7번>에서 보여준 정신분열적 정서가 혼합된 주정주의의 결정체를 오롯이 보여준다. 냉철함과 감성의 조화로움이 탄생시킨 그의 숨은 명연을 모두가 경험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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