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돈 크레머ㅣ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外

by Karajan

#오늘의선곡


L. v. Beethoven

Violin Concerto Op.61

(Cadenza: Beethoven / Kremer) *

Romance Op.40

Romance Op.50


Violin/ Gidon Kremer

Piano/ Vadim Sacharov *

Timpani/ Geoffrey Prentice *


Nikolaus Harnoncourt

Chamber Orchestra of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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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돈 크레머와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단정한 시대음악 풍의 음색이 고막을 맑게 정화하는 연주이다. 무엇보다 모든 악장의 카덴차는 기돈 크레머가 피아노와 팀파니를 조합하여 작곡하고 연주해 독보적인 특징까지 갖추었다. 게다가 2, 3악장이 아타카(attacca)로 쉼 없이 이어지면서 가교 역할을 하는 크레머의 고난도 카덴차는 악보에는 없지만 마치 그 자리에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중요한 요소로 존재한다. 이것은 그가 얼마나 창의적인 거장인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기돈 크레머는 <비발디 & 피아졸라 "사계">에서 그랬듯 인위적인, 틀에 박힌 연주로부터 오롯이 다른 차원 속에 존재한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와 이뤄내는 앙상블은 그래서 더욱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일 테다.


명징하고 청명한 1악장에 이어 깊고 정갈하며 따스하게 전개되는 2악장은 가히 영적인 감동을 자아낸다. 깔끔한 3악장 종결부도 크레머답다. 그는 베토벤이 그저 베토벤 자체로 끝나는 것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자신의 영혼이 담기지 않는다면 작곡가의 영혼에 닿을 수 없다는 그의 단호한 생각이리라 감히 짐작해 본다.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이루는 오케스트라의 깊은 소리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들 음원만의 장점이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필수적인 기품과 중후함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단원들의 테크닉은 훌륭하다. 이는 아르농쿠르 지휘봉이 보여주는 마법이자 연주자 모두의 공통된 음악적 지향점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두 곡의 <베토벤 로망스>는 크레머만의 고전적 낭만성을 절묘하게 투영한 연주이다. 그가 바흐를 비롯한 바로크 음악에서 선사하는 절제된 음색과 풍부한 상상력의 강한 결합은 베토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극히 화려하지만 간결함으로 귀결되는 그의 프레이징은 그래서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음악을 통한 '영적 교감'은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음악적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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