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베르트 폰 카라얀ㅣ시벨리우스 교향곡 5, 6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J. Sibelius

Karelia Suite Op.11

Symphony No.5 Op.82

Symphony No.6 Op.104


Herbert von Karajan - Berliner Philharmon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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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erPhilharmoniker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베를린필은 EMI / DG에서 각각 시벨리우스 교향곡과 관현악곡을 남겼는데 생동감 있는 리듬감이나 역동적 음색은 전자가 다소 앞서는 듯하다.


<시벨리우스 카렐리아 모음곡>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카라얀의 진취적인 지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날렵하게 뻗어나가는 시원스러운 흐름은 핀란드와 러시아 국경을 사이에 둔 "카렐리아" 지역의 광활한 대자연을 상상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그들의 연주는 단정하고 힘차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은 마치 바그너 오페라를 듣는 듯하다. 카라얀의 의도적인 장대함은 핀란드의 대자연을 단숨에 묘사하는 화가처럼 일필휘지의 경지를 보여준다. 1악장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폭풍이라면 2악장 안단테는 카라얀의 과장된 낭만성을 서슴 없이 표출하는 계산적인 영악함에 음흉한 미소가 번진다. 3악장 피날레는 그다운 결말로 향하는 카라얀식 해석의 전형이다. 격정, 그리고 낭만이 공존하는 악상은 아마도 카라얀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적 성격을 모두 지녔다고 할 것이다. 그는 격렬하고 애절하게 이 작품을 지휘하면서 스스로 자기애와 가학적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임을 이 연주는 증명하고 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6번>은 그의 다른 교향곡들과 달리 이질적 요소가 가미된 영화음악적인 작품이다. 생기있고 발랄하며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낸 밝은 교향곡으로 전혀 새로운 시벨리우스의 단면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작품이지만 본 윌리엄스의 교향곡처럼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심상을 가득 담고있어 감상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한다. 그런 이유로 카라얀의 본질적인 성격이 다소 희석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눈속임일 뿐이다. 어쩌면 그는 <교향곡 5번>보다 훨씬 더 강한 엑스터시를 느끼며 연주했을 지도 모른다. 1악장의 신비로운 고음 현의 시린 음색은 이색적이면서 동시에 시벨리우스 고유의 색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베를린필의 현악군은 냉온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시벨리우스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경쾌하게 질주하면서도 작품 특유의 차갑고 무거운 음색을 오롯이 펼쳐낸다. 목관군의 서주로 시작되는 2악장은 현악군이 합세하며 진한 북구 감성을 자아내는데 전조된 음색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베를린필 목관 파트의 상큼 발랄한 활약은 대단히 흥미롭고 깊은 감탄을 자아낸다. 3악장은 이전 악장과 달리 독특한 흐름을 보이는데 현악, 목관 사이의 기묘하고 유려한 앙상블의 조합은 강렬하게 활약하는 금관부와 어우러지며 폭발적으로 마무리 된다. 4악장 피날레는 다시 본 윌리엄스의 교향곡으로 化하며 때론 러시안 스타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지닌 본연의 음색은 여전히 유효하다. 카라얀은 이러한 지역적 특징의 경계를 절묘하게 버무려 시벨리우스만의 음색으로 당당히 승화시킨다. 운무처럼 아득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코다는 고요한 울림으로 아스라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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