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길렌ㅣ말러 교향곡 5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ㅣSymphony No.5


Michael Gielen

SWR Sinfonieorchester Baden-Baden und Frei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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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길렌과 남서독일방송향의 <말러 교향곡 5번>은 그들의 말러가 그렇듯 모든 텍스트를 정밀하게 투영하는 섬세하고 명징한 사운드가 특징적이다. 이것은 거대하고 밀도감 높은 말러의 포화된 총주를 투명하게 드러내면서 각 성부 사이의 유기적인 화학반응과 분자의 결합과정을 낱낱이 보여주면서 잔혹한 음향적 쾌감을 선사한다.


1악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정박의 흐름이라면 2악장은 다소 느긋한 도입부가 왠지 생소하다. 그러나 그들만의 효과적인 템포 루바토는 초반부터 드라마틱한 흐름으로 순간 탈바꿈 한다. 구성미나 선율적으로 완벽해 음향의 가학성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실로 압도적이다. 3악장은 금관의 활용법에 주목해야 한다. 흐름을 주도하는 호른 솔로는 복잡 다단한 성부를 보이는 그대로 늘어놓다가도 마치 돌풍이 모든 혼돈을 쓸어버리듯 폭발적인 울림으로 모든 소란을 말끔히 뒤엎는다. 트럼펫과 현악군의 지원 사격은 뒤를 잇는 천둥처럼 잔인한 확인 사격을 가한다. 그리고 4악장 "아다지에토'에서 잠시 달콤하고 애절하게 휴전을 맞는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현악군이 펼쳐내는 격정의 파도는 급하게 몰아쳐 짧고도 아름다운 눈물을 훔친다. 5악장 피날레가 고혹적인 목관 앙상블로 시작되면 호른의 묵직한 울림이 다시 시작되는 치열한 전투의 서막을 알린다. 길렌은 말러를 심플하게 다룬다.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도 뜻밖의 과잉 친절을 베풀면서 명쾌하게 설명한다. 텍스트를 선명하게 비춰내는 일은 오롯이 지휘자의 몫이다. '리디아 타르'가 영화 <타르>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을 단원들과 리허설 하면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 오버랩(overlap) 된다. 그녀가 파멸하고 자신의 자리를 뺏기자 그 자리를 차지한 공연 중인 새 지휘자를 밀쳐내고 '자신을 보라'고 외쳐대는 모습도 그려진다. 지휘자는 말러를 지휘하면서 얼마나 거대한 감정과 예술혼을 투영하는지 작품이 지닌 가늠할 수 없는 크기와 위대함으로 그저 짐작할 뿐이다. 거친 폭풍처럼 몰아치는 격정적인 코다로 미하엘 길렌의 말러 여정은 그렇게 종결된다. 말러는 말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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