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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jan Apr 21. 2024

마이클 틸슨 토머스ㅣ말러 "대지의 노래"

#오늘의선곡


G. MahlerㅣDas Lied von der Erde


Tenor/ Stuart Skelton

Baritone/ Thomas Hampson


Michael Tilson Thomas

San Francisco Symphony Orchestra


2007 San Francisco Live Recording


#StuartSkelton #ThomasHampson

#MichaelTilsonThomas #Mahler

#SanFranciscoSymphonyOrchestra


G. 말러ㅣ대지의 노래 (Das Lied von der Erde)


1. 현세의 불행에 대한 주가(酒歌) (Das Trinklied von Jammer der Erde)

2. 가을에 고독한 자 (Der Einsame im Herbst)

3. 청춘에 대하여 (Von der Jugend)

4. 아름다움에 대하여 (Von der Schönheit)

5. 봄에 술 취한 자 (Der Trunkene im Frühling)

6. 고별 (Der Abschied)


마이클 틸슨 토머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말러 "대지의 노래">는 두 명의 남성 솔리스트를 기용한 흔치 않은 음원이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사이먼 래틀'도 이런 시도로 녹음했지만 장담컨대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이 연주가 가장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세련된 독창, 정교하고 유려한 오케스트라, 무엇보다 지휘자의 탁월한 해석과 믿음이 가장 이상적인 성과로 귀결된 연주이다.


테너 스튜어트 스켈턴과 바리톤 토머스 햄슨의 밸런싱은 그 어느 조합보다 탁월하다. '테너-메조소프라노' 구성의 음원보다 '두 남성 독창'이 이루는 조화는 색채감 면에선 심플하지만 음색의 이질감은 줄고 중후한 깊이는 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1곡, "현세의 불행에 대한 주가(酒歌)"부터 3곡, "청춘에 대하여"에서 뿜어내는 테너 스튜어트 스켈턴의 단단함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야말로 가슴을 두드리는 충격이다. 2곡, "가을에 고독한 자"를 부르는 바리톤 토머스 햄슨의 서정미는 심장을 조이는 듯한 낭만성의 극치이다. 이는 분명히 남성의 목소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이감이기에 여성 독창에서만 느껴지는 꿈결 같은 아름다움을 완전히 잊게 한다. 4곡,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는 햄슨 특유의 느긋한 관조 나른한 여유로 가득하다. 5곡, "봄에 술 취한 자"와 마지막 6곡, "고별"의 격렬한 대비감은 두 독창자의 상반된 색채만큼 신선하다. 이런 서로의 '다름'이 이루는 역설적 조화는 그래서 더욱 큰 쾌감으로 다가온다. 무려 [30:29]의 러닝타임 동안 햄슨이 노래하는 고별의 노래는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들 못지않게 장엄한 생동감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마이클 틸슨 토머스와 샌프란시스코심포니의 철벽 앙상블이다. 이들의 중요한 강점은, 두 독창자 모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말러 오케스트레이션이 오롯이 돋보이게 하는 기능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다. '템포 루바토' 없는 저돌적 정공법은 1곡 도입부만으로도 확고히 드러난다. 그들 자신의 빼어난 존재감을 조금도 숨기지 않는 다부진 외향성도 빼놓을 수 없다. 조화로움, 쾌적한 음향, 자신감이 최적의 배율로 조합된 음원이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와 SFSO의 <말러 "대지의 노래">는 최선의 선택으로 꼽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연주로서 말러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진심을 담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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