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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jan Apr 14. 2024

잊음의 미학

간혹 힘들고 괴로운 일을 만났을 때 '내 마음을 내려놓는 과정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은 삶의 중요한 관건이다. 어떤 일이든 잘 잊지 못하는 천성을 지닌 사람은 곧바로 아무렇지 않을 수 없고, 평정심을 찾아가는 힘든 정리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텀을 최대한 줄이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남겨두어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일은 빨리 잊어야 하나 오히려 조바심으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단련되지 않은 탓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천성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으며 '나'는 더욱 변하지 않으므로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연스레 합의에 이르는 여유가 필요하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야 한다면 그리 해야 한다. 세상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이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내 작은 마음 하나 다스리는 것도 이토록 힘겨운데 삶의 무슨 일인들 쉽겠는가. 그러니 이제라도 우리는 걱정을 멈추고 조바심을 내려놓고 '잊음'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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