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ajan May 12. 2024

귄터 반트ㅣ브루크너 교향곡 9번

#오늘의선곡


A. BrucknerㅣSymphony No.9 (Original ver.)


Günter Wand - Münchner Philharmoniker


1998 München Live Recording


#GünterWand #Bruckner

#MünchnerPhilharmoniker


브루크너 교향곡 최고의 권위자, 귄터 반트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쾰른방송교향악단(현재의 WDR심포니)과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다. 이 음원은 1985년부터 2000년까지 실황 녹음으로 <교향곡 3~9번>을 NDR심포니, 뮌헨필하모닉과 남긴 음반이다.


귄터 반트와 뮌헨필하모닉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그가 과거 시절 보여준 단단한 패기와 명징한 음색에서 한층 여유로워진 대가의 관조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老 지휘자 귄터 반트(1912-2002)의 만년에 이르는 시기에 연주된 음원이기 때문이다.


템포뿐만 아니라 짙은 음색에서 뿜어지는 진중함은 삶을 달관한 듯한 노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뮌헨필의 깊고 묵직한 앙상블은 '반트의 지휘봉'에 충실하게 반응한다. 1악장과 2악장의 장중한 앙상블은 그가 1979년에 SWR 슈트트가르트방송향과 연주한 불후의 명연이 대비된다. 당시 오토보이렌 대성당 실황 녹음은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연주사에 길이 남겨질 대업적이었다. 귄터 반트가 남긴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특별한 건, 그의 연주만큼 완벽한 권위와 이상향을 지닌 음원을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완성으로 남은 브루크너의 마지막 교향곡을 가장 완전한 형태로 들려주는 귄터 반트의 마법은 3악장 피날레가 이토록 담담하면서도 깊은 슬픔을 자아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삶을 관조하면서도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지 않는 고음 현의 날렵한 보잉은 老 대가가 오랜 세월 브루크너에 쏟은 진심을 절절하게 드러낸다.


숨이 막힐 듯한 코다의 긴 호흡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호른과 현악의 피치카토 종결부는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터져 나오는 객석의 박수, 갈채는 응축된 감정을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로 분출하며 다시 한번 뜨거운 감격의 순간으로 몰아넣는다.

작가의 이전글 마리스 얀손스ㅣ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펜심포니> 外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