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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jan Jun 16. 2024

조성진ㅣ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 발라드 1-4번

#오늘의선곡

F. Chopin

Piano Concerto No.1 Op.11

Ballade No.1 Op.23

Ballade No.2 Op.38

Ballade No.3 Op.47

Ballade No.4 Op.52


Piano/ Seong-Jin Cho


Gianandrea Noseda

London Symphony Orchestra


#SeongJinCho #Chopin

#GianandreaNoseda

#LondonSymphonyOrchestra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우승자답게 쇼팽 음악해석엔 독보적인 탁월함이 있다. 그가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특히 조성진이 쇼팽을 연주하는 모습은 이보다 더 나은 걸 보여줄 수 없는 극강의 경지를 선사한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라르게토'는 지극히 달콤한 아름다움으로 작품이 요구하는 이상향을 그려낸다. 조성진의 피아니즘은 소릿결이나 해석의 스타일이 '낭만' 그 자체여서 그 이전 시대나 라흐마니노프 이후는 이질적인 느낌이 있다. 물론 그만의 독보적인 연주 색채와 본연의 감성으로 연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는 "조성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3악장 역시 그의 해석은 옳다. 정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연주이다. 지휘자 노세다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또한 '조성진 해석'에 최대한 부합해 자신들의 음향을 충실히 펼쳐낸다. 이는 서로의 암묵적이고 긴밀한 합의 속에 압도적 신뢰를 표방하는 듯하다. 아르헤리치와 아바도의 불후의 명연과 사뭇 상반된 '조성진의 쇼팽'을 오롯이 드러낸 최적의 결과물이다.


<쇼팽 발라드 1-4번> 역시 조성진의 존재감을 거부할 수 없다. 특히 "발라드 1번" 중반 전조가 되면서 폭발적인 클라이맥스로 터지는 부분은 너무도 아름답고 섬세하며 장쾌하다. 조성진이 실존한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절묘한 천재성이다. 깊고 또렷하며 명쾌한 타건, 진하고 그윽한 사운드와 노련미 넘치는 테크닉은 감히 조성진 신드롬을 그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이다. 진중하고 성실한 연주로 승부하는 그이기에 때론 젊음의 혈기와 이성을 넘어선 본능적 야생성을 보여주는 조성진이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편견이라는 이성적 사고로 돌아와 보면 지금 우리에게 조성진이 빚어내는 음악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조성진은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이며 음악사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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