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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jan Jun 30. 2024

빌헬름 켐프ㅣJ. S.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오늘의선곡


J. S. BachㅣGoldberg Variations BWV.988


Piano/ Wilhelm Kempff


#WilhelmKempff #Bach


"J. S. 바흐 골드베르크는 빌헬름 켐프처럼"


고풍스럽고 따스한 음색, 부드럽고 섬세한 타건, 해맑고 정갈한 해석은 빌헬름 켐프 피아니즘의 전형이다. 어떠한 꾸밈도 없는 원곡 그대로의 '아리아'는 켐프의 온화한 인상을 닮았다. 단지 단아한 '아리아' 하나만으로도 이 연주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가 전하는 바흐는 깊고 편안하며 사랑스럽다. 제1 변주 역시 바흐가 선사하는 참평화의 의미를 오롯이 담아낸다. 자연스레 깊이감 있는 타건을 건반 위에 수놓는 켐프의 움직임은 진정한 거장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경쾌한 템포 위에 발랄한 흐름은 인위적이지 않으며 아이의 맑은 미소처럼 순수함마저 감돈다.


빌헬름 켐프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봄날의 햇살처럼, 한여름의 폭우처럼, 늦은 가을의 노을처럼, 때론 추운 겨울에 소복소복 내리는 하얀 눈처럼 삶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그만의 따스한 시선으로 묘사한 연주이다. 그가 바흐를 바라보는 것은 단지 현학적인 깊이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는 평온함으로 인생의 해탈에 이르는 순간이 아닐는지. 변함없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켐프의 목소리에 조용히 눈을 감으면 진정 삶의 평화가 찾아오리라. 그는 성령의 말씀을 전하는 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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