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ajan Jul 07. 2024

제임스 저드ㅣ말러 교향곡 9번 外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9

Symphony No.10 'Adagio' *


James Judd

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European Community Youth Orchestra *


1990 Bratislava Live Recording

1987 Bolzano Live Recording *


#JamesJudd #Mahler

#GustavMahlerJugendorchester

#EuropeanCommunityYouthOrchestra


제임스 저드와 말러유겐트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9번>은 숨겨진 진짜 명반이다. 개인적으로 아바도와 베를린필, 그리고 바로 이 음반을 동곡 최고의 연주로 주저 없이 꼽는다. 압도적 1악장은 그 어떤 연주보다 확고하며 거침없는 폭발적 질주의 향연이다. 젊은 오케스트라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혈기왕성한 에너지는 듣는 이로 하여금 말러神의 성령강림을 경험케 한다. 겁도 없이 초스피드로 질주하는 카레이서의 아찔한 짜릿함에 소름 돋는 깔끔한 코너링까지 겸비한 대단히 놀라운 연주이다. 2악장은 각 잡고 힘차게 보잉 하는 현 파트가 인상적이다. 기대 이상의 노련미 넘치는 여유는 덤이다. 제임스 저드만의 깔끔한 해석과 말러유겐트오케스트라의 탄탄한 앙상블이 만나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3악장은 그야말로 일사불란한 폭풍우가 몰아치는데 사실 이쯤 되면 이들이 마치 초사이언이나 초능력 괴물처럼 느껴진다. 기성 메이저 악단들을 압도하는 조직력과 패기는 듣는 내내 흐뭇함을 넘어 기쁨과 환희를 느끼게 한다. 특히 3악장 코다에서 보이는 믿기지 않는 추진력과 스피드는 단언컨대 이보다 더 강력한 연주는 없다. 마지막 4악장은 이전 악장의 강력한 아우라를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단 하루의 실황연주임을 감안하면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3악장까지 그토록 혹독하게 달렸으니 분명 집중력과 체력적인 부담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보여주는 현악의 합주력은 마지막 순간까지 놀랍도록 깊고 강렬하며, 독주 바이올린의 애절한 보잉은 가슴을 저민다. 조용히 사그라지는 코다의 처절한 고요는 매번 이 작품을 만날 때마다 마음 한 곳에 크나큰 파문을 일으킨다. 말러의 위대함은 인간 내면의 심연을 건드려 그 안에 영원히 침잠하게 될 것만 같은 아련한 환상에 다가가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 영혼의 울림은 이 세상에 그가 잠시 다녀갔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하게 한다. 그리고 오늘은 말러 탄생 164주년이다.

작가의 이전글 생각의 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