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ajan Nov 17. 2024

다니엘 바렌보임ㅣ베토벤 삼중협주곡, 합창환상곡

#오늘의선곡


L. v. Beethoven

Konzert für Klavier, Violine, Violoncello & Orchester Op.56 "Triple Concerto" ○

Fantasie für Klavier, Chor & Orchester Op.80 "Choral Fantasy" ●


Violin/ Itzhak Perlman ○

Violoncello/ Yo-Yo Ma ○

Piano/ Daniel Barenboim ○●


Chor der Deutschen Staatsoper ●


Daniel Barenboim - Berliner Philharmoniker


1995 Berlin Live Recording


#ItzhakPerlman #YoYoMa

#DanielBarenboim #Beethoven

#ChorderDeutschenStaatsoper

#BerlinerPhilharmoniker


요요마, 이차크 펄먼, 다니엘 바렌보임, 그리고 베를린필하모닉 황금 콤비의 <베토벤 삼중협주곡>, <합창환상곡> 음원과 나의 첫 만남은 경이로웠다. 이들보다 훌륭한 연주와 해석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다르지 않다. 오랜만에 듣는 이 연주는 여전히 내게 전율을 안긴다. 모든 독주자가 이토록 성의 있게 협연에 임하는 음원도 그리 흔치 않은데 요요마의 고혹적인 보잉 위에 부드럽게 얹어진 펄먼의 바이올린, 바렌보임의 달콤한 타건은 듣는 내내 극락의 세계를 펼쳐낸다. 게다가 베를린필의 탄탄한 앙상블은 그 위에 장쾌한 쾌락을 더한다. 그러니 어찌 이보다 좋은 결과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서로 완연히 다른 스타일이 하나의 일관된 유기체로서 융합되는 순간, 완전한 베토벤으로 승화된다. 유려하면서 강인하며, 진중하면서 생동감이 넘친다. 양극단의 지능적 공존은 첫 만남의 떨리는 순간처럼 경이롭다.


<베토벤 합창환상곡>은 바렌보임의 피아노가 완전체를 이룬 최상의 명연이다. 지휘자인 그보다 플레이어로서 바렌보임은 더욱 깊고 단단한 대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베를린필의 연주는 그야말로 본능적이다. 그가 온전하게 건반 위에서 불꽃을 뿜는 순간에도 그들은 바렌보임의 눈빛에 완벽하게 반응한다. 이는 뭔가 지극히 이상적인 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후반부에 극적으로 등장하는 독창과 합창은 심장이 폭발할 것 같은 강한 엑스터시를 안긴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위대한 탄생을 예고하는 작품이기에 이 곡이 선사하는 감동은 남다르다. 합창부가 종결점에 이르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이뤄내는 화려하고 뜨거운 피날레가 마지막 울림에 직면하면 객석의 관객들이 뿜어내는 대환호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마치 그들과 연주회 내내 함께 호흡했던 것처럼 짜릿한 쾌감이 나를 감싼다.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음악세계를 완벽히 구현하는 음원으로 영원히 나의 사랑을 받을 빛나는 기록이다.

작가의 이전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ㅣ말러 "대지의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