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안네 소피 무터가 모델인 음반 재킷이 너무 예뻐서 샀다. 연주는 기대했던 것만큼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후로 거의 듣지 않았던, 내게 거의 버림받았던(?) 음반이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들어본다. 사실 '무터보다 프레빈의 반주가 불만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실로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니 편견이란 게 이토록 무섭다는 새삼스런 자각을 하게 된다. 대단히 매력적인 연주이면서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하는 음원이다. 무터의 깊고 폭발적인 질주는 역시 내가 사랑하던 그녀의 서슬 퍼런 보잉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오롯이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