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A. Bruckner
Symphony No.9
Claudio Abbado - Lucerne Festival Orchestra
2013 Lucerne Live Recording
#ClaudioAbbado #Bruckner
#LucerneFestivalOrchestra
2013년 8월 26일, 스위스 루체른, KKL홀에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마지막 콘서트가 열렸다. 그날 연주된 곡,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아바도가 베를린필을 이어받은 1989년, 바로 그 해에 녹음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빈필하모닉의 마지막 음반,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연상케 한다. 아바도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말년에 남긴 '말러 교향곡'은 그 자체로 빛나는 유산이지만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의미가 다르다. 이는 브루크너의 미완성 유작이면서 죽음의 순간까지 음악적 열정을 불태운 작품이기에 아바도의 삶을 반추하는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연주에 대해 평을 한다는 건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그저 거장을 추모하며 차분하게 고양된 마음으로 그 울림을 온몸으로 느낄 뿐이다.
피날레의 순간이 찾아오면 자연스레 두 눈이 감기고 숨이 멎을 듯한 호른의 긴 호흡이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그의 음악 인생 마지막 발걸음이 여기서 멈추었음에 가슴 한 구석이 저며 오면 여운처럼 슬픔이 밀려온다. 대 거장의 마지막 지휘봉이 멈추고 그의 음악과 삶은 모두 여기에 조용히 잠든다. 멍하게 울리는 떨림이 오랜 시간 온몸을 압도한다. 그의 마지막 콘서트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바도의 음악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있음을 이 연주는 온전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