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이승혁-앤디필하모닉ㅣ말러 교향곡 9번
7.27(일) / 17:0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이승혁
연주/ 앤디필하모닉오케스트라
G. MahlerㅣSymphony No.9
#Mahler #이승혁 #앤디필하모닉오케스트라
G. MahlerㅣSymphony No.9
앤디필하모닉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다. 음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이 <말러 교향곡 9번>을, 그것도 젊은 지휘(전공)자 이승혁과 호흡을 맞춰 연주한다니, 그들의 남다른 패기가 놀라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부천아트센터 공연이어서 무려 38도라는 기록적인 폭염을 뚫고 망설임 없이 이곳까지 달려왔다.
대학생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그것도 <말러 교향곡 9번>을 연주한 그들을 마치 프로 악단 대하듯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은 분명 가혹한 측면이 있다. 사실 오늘 연주는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들이 여러 번 노출됐고 대단히 위태로운 순간도 많았지만 지휘자 이승혁의 강직한 지휘봉은 앙상블을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강력한 모티브였다.
1악장 금관 파트의 극악의 난이도는 기성 프로 악단도 온전히 소화하기 어렵다. 특히 호른의 살인적인 악상은 관객들조차도 긴장하게 만들 만큼 연주자에게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데 보다 연습량이 많았다면 젊은 학생 단원임에도 훨씬 훌륭하게 연주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나 오늘 연주는 많이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과 목관군의 합주력은 대단히 인상적인 순간들이 많았고 안정된 기량으로 흔들림 없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4악장은 지휘자의 범상치 않은 비팅과 현악군의 활약이 무척 돋보였다. 전반 악장은 악보 자체에 충실하려는 방향성이 강했던 반면, 피날레는 지휘자 이승혁의 감성적, 낭만적 해석이 적극적이고 강렬하게 투영된 연주였다. 서서히 고요하게 죽음, 그 이후의 순간으로 향하는 코다의 농밀하고 압도적인 여운은 기대 이상의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최후의 종지음이 사라지고 지휘봉이 멈추자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객석의 관객들 모두는 이 아름답고 숨 막히는 정적의 순간을 오롯이 지켜주며 최고의 침묵악장을 만들어주었다.
지휘자가 멈추었던 팔을 떨구자 폭발적인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나 역시 고군분투했던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실로 얼마 만에 느껴본 감동의 피날레인지 모르겠다. 폭염에도 힘겨운 리허설 과정을 잘 이겨내고 버텨내며 고생한 그들에게 바랐던 건 완벽한 연주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그들 모두가 참으로 대견했다.
무엇보다 부천아트센터의 훌륭한 구조와 홀사운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밝은 톤의 원목을 사용해 밝고 환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았고 홀 내부 구조도 객석의 색채감까지 고려해 대단히 아름답게 인테리어를 이뤘으며 시야도 완벽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홀사운드인데 홀의 잔향이 촉촉하고 과하지 않았으며 저음부도 뒷좌석까지 선명하게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다녀오고 감탄했던 부산콘서트홀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국내 초일급 홀이 아닌가 생각된다. 로비 공간도 이상적 구조, 디자인으로 짜여진 듯했고, 아트센터 건물 앞마당의 넓고 푸른 잔디공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멋진 콘서트홀을 보유한 부천시민들이 진정 부러웠다. 올바른 세금 투자의 예가 바로 부천아트센터가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도 다소 거리감이 없지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진심으로 자주 오고픈 공연장이다. 이런 콘서트홀이 비단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곳곳에 세워질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