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2025 대한민국 합창대제전 (둘째 날 공연)
9.25(목) / 19: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삼성한우리합창단 (지휘/ 신승용)
용인시립합창단 (지휘/ 조지웅)
장신대콘서트콰이어 (지휘/ 백정진)
과천시립여성합창단 (지휘/ 박지운)
포스메가남성합창단 (지휘/ 강기성)
광양시립합창단 (지휘/ 황유순)
아리랑코러스서울 (지휘/ 이병직)
천안시립합창단 (지휘/ 차영회)
이상길코랄 (지휘/ 이상길)
연합합창 (지휘/ 이병직)
#2025대한민국합창대제전
오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합창대제전'은 처음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개최된 것이라 한다. 9.24~25 이틀간 '총 18개 합창단'이 참가해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의 합창제였다.
오늘 공연을 종합적으로 평하자면, 가장 수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 합창단은, '조지웅 지휘의 용인시립합창단'과 '이병직 지휘의 아리랑코러스 서울'이었고, 작품의 참신함과 인상적 선곡은 가장 어린 단체였던, '장신대콘서트콰이어'가 들려준 김주환 곡, "윤동주 시에 의한 세 편의 가곡, I. 새로운 길, II. 길, III. 서시"였다.
이병직 지휘자와 함께 노래한 '아리랑코러스 서울'은, 조혜영 편곡의 "옹헤야", 최가희 편곡의 "너영나영"을 연주해 줬는데, 이병직 지휘자만의 카리스마가 넘치는 해석과 합창단이 지닌 연륜, 탄탄한 기량, 그리고 넘치는 힘으로 우리 민요의 선율을 합창음악으로 오롯이 승화시킨 최상의 순간을 선사해 주었다. 특히 "너영나영"은 장구 반주와 더불어 두 솔리스트의 코믹한 연출이 더해져 더욱 인상적인 감동을 안겨주었다. 관현악과 달리 합창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음성이 전하는 뭉클함, 울림, 그리고 전율을 오늘 이들을 통해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조지웅 지휘의 용인시립합창단은, "J. S. 바흐의 합창곡" 두 곡을 지방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테오르보, 비올라 다 감바, 쳄발로 반주까지 준비해서 연주해 매우 놀라웠는데 합창단의 기량도 대단해 초반부터 각 잡고 듣게 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차영회 지휘의 천안시립합창단은 최지은 편곡의 "Amazing Arirang"을 선사했는데 여러 편곡 시도가 있었던 작품이기에 오늘의 합창버전은 대단히 신선하고 탄탄해 역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선곡이었다. 게다가 "가시리"는 '정가'와 '대금'의 컬래버레이션이 합창과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어메이징 한 궁합을 들려줘 무척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오늘 모든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다름 아닌, '장신대콘서트콰이어'가 불러준 "윤동주의 시에 의한 세 편의 가곡, I. 새로운 길, II. 길, III. 서시"였다. 젊은 작곡가 김주환 작곡의 이 작품은 윤동주의 시를 탐미적이면서 미학적으로나 선율적으로도 가슴 깊은 곳을 뭉클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담겨 있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런 곡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기쁨과 환희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 어린 친구들이 오늘 내 마음에 던진 파문은 아마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연합 합창으로 모든 공연의 대장정이 끝나고 바로 곁에 있었던 이들에게 오늘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인 선곡이었다'라고 말해주니 아주 해맑게 웃으며 좋아하던 모습에 지금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병직 지휘자와 350여 명의 대규모 합창단이 무대에 함께 해 부른 "Champions"는 그 자체로 역대급의 퍼포먼스였다. 무대뿐만 아니라 객석의 계단까지 합창단이 들어서고 환희에 찬 합창단의 힘찬 앙상블은 대한민국 합창대제전의 피날레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합창 음악을 좋아하지만 관람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지방민의 설움이 오늘 공연으로 말끔히 해소된 느낌이다. 이토록 훌륭한 이벤트를 전주에서 만끽한 기쁨은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9.25